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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불거진 '말산업' 관련자 자살... 진짜 이유는?

기사승인 2018.01.10  17:4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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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40대 조교사 자살…˝모든 책임을 마사회로 모는 건 온당치 않아˝ 목소리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김기범 기자) 

   
▲ 모든 직업에는 명암이 있듯, 마사회와 경마산업 주변의 직종에도 과도한 스트레스가 상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렛츠런파크 제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40대 조교사가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7일 제주시 조천읍 소재 농장에서 조교사 정모(49)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정씨의 죽음에 대해 타살 흔적이 없이 목을 맨 채 발견된 점 등을 감안해 정씨가 자살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이 된 정씨는 제주1기 기수 출신으로 영예기수로도 활약 했었다. 조교사가 된 이후엔 300승을 달성했고, 2009년엔 경마대회를 2회 제패했다. 정씨는 30마리의 마필을 관리하고 6명의 마필관리사를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과 동료들은 조교사가 겪을 수밖에 없는 직업의 불안함과 성적 위주의 마사회 시스템이 정씨를 자살로 내몰았다고 주장했다.

현재 장례식에 모인 조교사 등 정씨의 동료들은 모든 권한을 가진 마사회가 유족에 대한 사과나 합당한 보상 등 도의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족들은 마사회의 책임 있는 조치가 있을 때까지 정씨의 발인을 미루기로 했다.

조교사는 일종의 개인사업자다. 마사회에 등록된 마주와 경주마 위탁관리 계약을 맺고, 위탁관리비를 받는다. 동시에 조교사는 기수와 마필관리사를 자비로 고용하고, 마방을 운영한다. 성과에 따라 고용 계약된 마필관리사와 상금을 나누며 수입을 올린다. 기수에겐 기승료를 지급한다.

경마 성적에 따라 수익과 고용이 좌우되다 보니 직업에 대한 스트레스도 상당하다.  아울러 조교사는 고용주로서 책임을 지나, 마필관리사의 인사권과 조교사 면허권 등은 모두 마사회에 있는 구조다. 4년 동안 2회 이상 성적 하위 5%에 속하게 되면 조교사 면허를 잃게 된다.

여기에 지난해 10월 고용노동부가 렛츠런파크 제주를 상대로 특별감독을 벌인 결과 조교사들은 마필관리사들에 대한 관리 미흡으로 1인당 평균 2000만원 가량의 벌금 처분을 받을 위기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교사 한모씨(52)는 "고용 불안으로 이직을 준비하던 정씨는 특별감독 이후 벌금까지 떠안게 될 것을 우려하는 등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며 "아내와 자식 둘을 놔두고 세상을 등진 것에 대해 한국마사회 역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마사회와 관련된 직업 종사자들의 자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양호 전 마사회장이 재임하던 지난해엔 총 5건의 마필관리사와 마사회 간부 등이 자살하는 사건이 일어나 같은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질타를 받기도 했다.

이 전 회장은 지난해 연말 취임 1년 만에 물러났으며, 현재 마사회장직은 공석 상태다.

특히, 지난해 5월과 8월 렛츠런파크 부경에서 잇달아 일어난 마필관리사 2명의 자살은 사회적 파장을 일으켜 고용노동부가 특별근로감독을 시행하는 단초를 제공하기도 했다.

그 결과, 전체 마필관리사의 34%가 우울수준 고위험군으로 나타나고, 마사회의 산재은폐 등 산업안전분야 위반사항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당시 고용부는 마사회의 경영방침에 ‘안전경영’ 명시와 함께, 마필관리사의 열악한 처우의 원인이 되는 고용구조에 대한 개선을 권고한 바 있다. 또한, 525건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사항을 적발해 255건을 사법처리하고, 270건에 대해 4억 6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도 했다.

결국 이러한 마사회의 '잡음'은 지난해 10월 9일과 12일에 마사회 간부 2명이 연달아 자살하는 비극으로 이어졌다.

정권교체와 함께 ‘적폐’로 규정된 마사회에 대한 검찰의 압색과 정부의 고강도 감사가 이유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간부급 인사 2명의 연이은 자살은 유족과 마사회 임직원들에게 깊은 자괴감을 안기기도 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마사회 주변의 연이은 자살 원인에 대해 공기업 특유의 문화를 지적하기도 한다. 사기업과 달리 안정성이 보장되는 특성에 길들여진 공기업 임직원의 경우, 과도한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이를 극복하기 힘들다는 의견이다. 

한편, 마사회 측은 이번에 발생한 렛츠런파크 제주 조교사의 자살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표명했다.

10일 <시사오늘>과 통화한 마사회 관계자는 “조교사는 일종의 자영업자로서 공식적으로는 마사회의 소속이 아니며, 따라서 보상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유서가 발견되지 않은 상태에서 모든 원인을 마사회의 구조적 병폐로만 몰아가는 것은 온당치 않으며, 현재는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와 함께 계속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김기범 기자 sisaon@sisaon.co.kr

<저작권자 © 시사ON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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