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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열풍③] 법안 준비 돌입…움직이기 시작한 국회

기사승인 2017.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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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태경, ‘가상화폐 안전책임 강화법’ 준비…박용진, 지난 7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발의하기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한설희 기자) 

   
▲ 정부가 암호화폐 거래를 ‘유사수신행위’로 판단하고 규제를 가한 것과 달리, 국회는 시장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 뉴시스

국회도 암호화폐(가상화폐) 관련 법안 마련에 착수했다. 다만 여의도 기류는 정부 대책과 차이가 있다. 정부가 암호화폐 거래를 ‘유사수신행위’로 판단하고 규제를 가한 것과 달리, 국회는 시장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통제 방안을 마련하되, 한국이 암호화폐 산업을 선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의도다.

하태경, ‘가상화폐 안전책임 강화법’ 준비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은 15일 ‘비트코인 논란, 가상화폐 해법은 무엇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하고 전문가 의견 청취에 나섰다.

하 의원은 이날 “여러 논란이 있지만 가상화폐를 인정하고 관련 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국회가 입법준비를 해야 한다”며 “중국이 가상화폐 거래를 전면 금지했기 때문에 한국에게 틈새시장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내 암호화폐 시장을 장려할 수 있는 법인 ‘가상화폐 안전책임 강화법’을 준비하겠다고 발표했다.

하 의원이 대표 발의할 예정인 이 법안은 △국가의 가상화폐 거래 인정 △투기세력으로부터 투자자 보호 △가상화폐 거래소 책임성 강화를 골자로 한다. 거래의 안정성 보장을 통해 가상화폐 국내시장의 성장을 도와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하 의원은 “추후 입법을 위해 간담회를 개최할 것”이라며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관련 전문가들도 입을 모아 “정부의 섣부른 규제가 국제시장 리더로 발전할 수 있는 한국의 시장잠재력을 잃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하태형 수원대 금융공학대학원 교수는 “현재 가상통화의 시가총액은 이미 5000억 달러로, 붕괴하기에는 시장이 너무 커진 상태”라고 지적하며 “역으로 가상화폐 시장을 활성화시키고 금융상품 출시를 촉진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과도한 금융 규제와 저성장 기조를 탈출하는 기회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인호 한국블록체인학회 회장도 이날 “국가가 ICO(기업이 새 암호화폐 개발 시 추후 화폐를 분배하겠다는 약속을 통해 자금을 모으는 일종의 크라우드펀딩)를 전면 금지해서 우리나라 벤처기업들이 돈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차단됐다”며 “ICO 규제 때문에 기업들이 규제 없는 일본이나 스위스로 빠져나가 인력과 기술이 유출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그런데도 ICO를 금지해야 하느냐”고 주장했다.

이어 “방탄소년단의 인기를 이용한 ‘방탄코인’을 만든다고 가정해보자. 이 방탄코인을 비트코인과 교환하는 과정에서 한류 콘텐츠를 생산할 수도 있고, 이러한 공공플랫폼을 통해 한류 투자가 많아질 것”이라며 “ICO 허용은 일자리 창출뿐 아니라 새로운 한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용진,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발의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지난 7월 발의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역시 암호화폐를 금융으로 인정하는 내용이다. 이 법안은 △자본금 5억 원 이상 △충분한 인적·물적 장비를 갖춤 △사업계획이 타당하고 건전 △건전한 재무상태와 사회적 신용 등의 조건을 갖춘 업체가 가상통화취급업을 하고자 할 때는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박 의원은 법안 제안 이유에 대해 “가상통화의 정의규정을 마련하고, 가상통화취급업의 인가 등에 대한 규정을 신설함과 동시에 이용자 보호를 위한 의무와 금지행위 등을 규정함으로써 가상통화이용자를 두텁게 보호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 4일 국회 정무위원회 공청회에서는 “거래소가 난립해 투자자 보호 문제가 심각하다”며 “미국·일본처럼 인가제 도입하는 게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미국이나 일본은 이미 비트코인 거래소 인가제·등록제를 시행하고 있고,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는 비트코인 선물거래도 도입하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가상통화에 대해 너무 단순하게 규제로만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천표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또한 이날 공청회에서 “국회가 단기간에 규제만 찾는 것을 보고 참으로 놀라웠다”며 “올바른 규제를 찾기 전까지는 규제를 삼가고 기업에 맡기시라”고 동조했다. 정부 입장과는 다르게 암호화폐를 금융자산으로 인정하고 제도권에 편입시키고자 하는 의지가 읽힌다.

법안 제정까지는 갈 길 멀어

그러나 실제로 이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관측이다. 정부가 아직 암호화폐를 금융으로 인정할지 않을지조차 결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국회가 먼저 움직이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연석회의에서 “비트코인 투기 광풍이 걱정된다. 정확한 숫자는 아니지만, 우리나라 국민 중 200만 명이 넘는 국민이 비트코인에 투기했다는 통계도 있다”며 “이 점에 대해 아직 규정도 없고 관련 법규도 없다”고 지적했다.

또 15일에는 ‘비트코인 논란, 가상화폐 해법은 무엇인가’ 토론회에 참석해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을 국가가 규제해야 하는지, 투자자 안전은 보장되는지, 거래소 규제는 어느 정도까지 적정한지 아무도 확신을 못 하고 있다”고 신중론을 폈다. 정부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을 경우, 국회가 섣불리 움직이기는 부담이 크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민의당 이동섭 의원도 “금융으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보호장치도 없고 24시간 열려 있다”며 “이대로 둬선 안 된다. 보완대책을 내놓기를 촉구한다”고 했다. 유 대표와 마찬가지로 정부의 발 빠른 대처를 촉구하는 대목이다. 

美·中·日은 어떻게 대처했나

미국의 경우 비트코인 법적 지위는 규제기관에 따라 차이가 있다. 우선 재무부는 비트코인을 ‘환금성은 있지만 정식 통화는 아닌 가상화폐’로 정의했다. 국세청은 연방법원 판결에 따라 비트코인을 ‘펀드(fund)’로 분류, 보유·거래차익에 대한 세금을 추징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은 암호화폐를 자산으로 인정하고 있다. 정부의 허가를 받은 경우에 한해 암호화폐 거래를 허용한 것이다. 올해 4월에는 금융청이 암호화폐를 지불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중국은 강력한 제재를 가하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은 2013년 금융회사들이 비트코인은 물론 관련된 어떤 금융상품도 거래·보증하지 못하도록 했다. 2014년 1월에는 비트코인 거래와 관련된 계좌를 2주 내에 폐쇄하라고 지시했다. 개인 거래는 합법이지만, 중국 내 비트코인 거래소들은 개인들의 비트코인 인출을 금지한 상태다.

정진호 기자 한설희 기자 sisaon@sisaon.co.kr

<저작권자 © 시사ON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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