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통합②] 사면초가 유승민의 셈법...국민의당과 통합은 '마중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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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통합②] 사면초가 유승민의 셈법...국민의당과 통합은 '마중물'
  • 송오미 기자
  • 승인 2017.11.27 1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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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과 통합 후 주도권 쥐고 한국당 또는 한국당 일부 세력과 통합 추진
이후 중도·보수대통합 성사 공을 내세워 보수진영 대권주자로 발돋움 할 계획
그러나 국민의당과의 정책연대가 당 대 당 통합으로 이어질지 미지수
안철수·남경필·원희룡 등 제껴야 할 만만치 않은 보수진영 대선후보들 존재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송오미 기자)

▲ 애초에 어느 당과의 통합에도 소극적이던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과거와 달리 국민의당과의 통합에 꽤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동시에 유 대표는 자유한국당과의 통합과 관련해서도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한국당과는 진척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 그래픽=시사오늘 김승종

당초 어느 당과의 통합에도 소극적이던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과거와 달리 국민의당과의 통합에 꽤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동시에 유 대표는 자유한국당과의 통합과 관련해서도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진척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지난달 22일까지만 하더라도 유 대표는 자유한국당을 향해서는 “그런 약아빠진 사람들이 보수 지도자로 있으면 국민이 지지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하는 동시에 국민의당을 향해서는 “안보문제에서 그동안 오락가락을 많이 했고, 우리와 생각이 다른 정책이 분명히 있다”고 지적하면서 양당과의 연대 및 통합에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 당시만 해도 유 대표는 ‘개혁보수’를 표방한 바른정당을 지키면서 내년 6‧13 지방선거에서 한국당이 몰락하면, 구원투수로 추대되는 형식으로 손잡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한국당에서는 홍준표 대표 체제가 무너지면, 차기 리더십이 부재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 이때만 해도 TK(대구‧경북)가 정치적 기반인 유 대표의 로드맵 속엔 ‘호남당’ 이미지가 강한 국민의당이 존재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지난 6일 바른정당 소속 의원 9명이 탈당을 선언하고, 잔류파 의원들의 추가 탈당설까지 제기되자 유 대표의 태도는 변하기 시작했다.

지난 8일 소속 의원 8명이 탈당계를 제출한 날, 유 대표는 잔류파 의원들과 남경필 경기지사와 국회에서 간담회를 열고 12월 중순까지 한국당과 국민의당을 포함하는 ‘중도‧보수대통합’의 가시적 성과를 내기로 약속했다. 주호영 의원은 지난 13일 탈당계를 제출했다.

그동안 통합에 소극적이었던 유 대표의 입장에서는 퇴로가 차단된 상태다. 이마저도 수용하지 않는다면, 추가 탈당 사태가 발생해 “바른정당이 완전히 소멸할지도 모른다”는 급박한 위기감이 작용했을 것이다. 

현재, 유 대표는 한국당보다는 국민의당과의 통합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당이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별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당 입장에서는 친박 세력이든 홍 대표든 유 대표가 반가울 리 없다. 친박 입장에서는 유 대표가 ‘배신자’이고, 홍 대표 입장에서는 2011년 한나라당 대표 시절, 당시 유승민 최고위원이 남경필‧원희룡 최고위원을 설득해 동반사퇴하면서 홍준표 체제를 무너뜨린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유 대표도 지난 25일 바른정당 원내·외 당협위원장들과의 연찬회에 “한국당과 대화가 이뤄질 만한 상황이 아니다”면서 “대화는 상대가 진지한 자세로 나와야 가능한데, 아직까지 진척이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반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비롯한 친안계는 바른정당에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유 대표는 지난 23일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정책 연구 모임인 ‘국민통합포럼’에 당 대표 취임 후 처음으로 참석해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정책이든 선거든 앞으로 크게 협력할 부분이 있을 것”이라면서 “바른정당 입장에서는 (국민의당과의) 통합에 대해 굉장히 신중하고 차분하게 생각하며 준비를 하고 있다”며 통합에 대한 진지한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25일 바른정당 원내·외 당협위원장들과의 연찬회에서는 “당장 다음 주 월요일(27일)부터 국민의당과 정책연대 협의체를 시작하겠다”며 나름 구체적인 로드맵까지 밝혔다.

만약, 지금과 같은 분위기로 두 당의 정책연대가 선거연대로 이어지고 당 대 당 통합까지 성사된다면, 유 대표는 통합된 당에서 다시 주도권을 잡으려고 할 것이다. 국민의당 싱크탱크인 국민정책연구원이 지난 18일~19일 이틀간 여론조사 회사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에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할 경우, 정당 지지율이 19.2%로 한국당(11.7%)을 제치고 2위를 기록한다는 결과가 나온 만큼, 통합된 당에서 주도권을 쥘 경우, 그 기반으로 향후 한국당과의 통합에서 ‘세’에서 밀리지 않을 수 있거나, 내년 지방선거 후 몰락한 한국당에서 빠져나올 세력들을 자신의 주도 하에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된다면, 자연스레 중도‧보수대통합을 이룬 공을 유 대표가 대거 가져갈 수 있고, 이는 보수진영의 대권주자로 발돋움을 할 수 있는 발판으로 삼을 수 있다.

다만, 실제로 바른정당이 국민의당과 정책연대를 본격적으로 시도하고 있지만, 이게 이어져 선거연대와 당 대 당 통합으로까지 나아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민의당 대다수 호남계 의원들이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당이 쪼개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호남계 의원들이 빠져나간 후 안철수계 의원들과 통합을 추진한다고 해도 시너지 효과는 미지수다.

또, 한국당과 국민의당 세력을 포함하는 중도‧보수대통합을 이뤘다고 해도, 안 대표,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등 유 대표가 넘어야 할 보수진영의 쟁쟁한 대권주자들이 많다.

이와 관련, 야권의 한 관계자는 27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유 대표의 입장에서는 본인 주도로 한국당, 국민의당과 동시에 연대든 통합이든 하고 싶겠지만, 한국당이 거부하고 있지 않냐”면서 “그러니까 우선 국민의당과 먼저 손을 잡고, 그 세력을 기반으로 해서 나중에 한국당과의 통합을 모색해보려고 하는 것 아니겠냐”고 밝혔다.

한편, 여론조사 관련 더 자세한 상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전국 19세 이상 1050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 조사 실시, 표본 오차 95%±3.0%p, 응답률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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