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는 커졌지만…'빈수레만 요란한' 코리아세일페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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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는 커졌지만…'빈수레만 요란한' 코리아세일페스타
  • 변상이 기자
  • 승인 2017.10.25 1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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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변상이 기자)

▲ 지난달 28일 시작된 코리아세일페스타(이하 코세페)가 한창 진행중이다. ⓒ 뉴시스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코리아세일페스타(이하 코세페)가 한창이지만 이름만큼이나 명성을 다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올해는 정부가 행사 첫 해의 부족한 점을 만회하고자 예산을 40억원에서 51억원으로 늘렸다. 또한 지난해에는 340여개 기업이 참여했지만 올해는 400여개 기업이 참가했다. 전국 곳곳에 있는 500여개의 전통시장도 행사에 동참했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지난해에 이어 행사 규모가 커진 것은 긍정적인 평가로 꼽힌다.

하지만 행사에 참여하는 이들 유통업체와 실질적인 소비를 행세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선 코세페로 인해 큰 수확을 거두지 못하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실제로 행사에 참여한 기업들의 할인행사 폭은 기대 이하였으며 소비자들의 이목을 사로 잡기에도 부족했다.

옥션과 G마켓, 11번가 등 주요 온라인 쇼핑 사이트는 입점 제품들의 개별 할인 행사 외 할인 쿠폰을 코리아세일페스타 명목으로 선보였지만, 실제 최대 할인 금액은 5000원 수준이었다. 오프라인 유통업계와 제조업체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백화점업계의 경우 긴 추석연휴가 겹쳤음에도 실적은 기대에 못 미쳤다. 신세계백화점은 9월 28일부터 10월 9일까지 매출 신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8.1%에 그쳤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신장률이 고작 1.6% 였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의 매출은 4.3% 감소했다.

관련업계와 소비자들은 코세페의 분위기가 백화점 정기세일과 다를 것이 없기 때문에 행사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행사에 참여한 중소 제조업체는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진행된 기간이 가을 정기 세일과 겹쳐 매출 효과가 있긴 하지만 행사 때문이라고만은 보기 어렵다”며 “대대적인 홍보만큼이나 행사를 기획할 당시 기대 수준만큼의 효과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올해 예측하지 못했던 사드 악재가 작용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유커는 코세페 흥행을 좌지우지 한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코세페 기간 면세점 매출액은 1조13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6% 증가했다. 편의점·SSM(17.3%), 온라인쇼핑(15.9%), 백화점(8.8%) 등 다른 유통 채널을 능가하는 매출 신장률이었다. 특히 유커의 면세점 매출 기여도는 64.5%에 달했다.

이에 업계는 단순히 할인 행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내 방한하는 관광객, 특히 요우커의 소비를 기대하는 측면도 컸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유통업계도 어느정도이 체념한 듯한 입장을 내비쳤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부 주도하에 열리는 행사인 만큼 기업들이 참여를 하고 있긴 하지만 행사 자체가 내수 활성화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가뜩이나 사드로 중국 관광객들 매출도 없는 상황이다”며 “관광객을 떠나서 국내 소비자들이 코세페를 즐기며 지갑을 여느냐가 중요한데 정기세일과 크게 다르지 않게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고 염려했다.

여기에 전통상인과 소상공인은 행사에서 소외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지난해와 달리 전통시장 참여율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행사를 즐기기 위해 국내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굳이’ 시장을 향하진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남대문시장·통인시장 등 서울의 중심부에 위치한 전통시장의 경우 그나마 관광객들이 일부러 찾는 시장들이지만 이들도 사드 악재를 피해갈 순 없었다.

서울 전통시장의 한 상인은 “코세페가 아니더라도 특별한 행사가 열린다고 해도 일부러 시장을 찾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동네주민들만 장보러 올 뿐이다”며 “게다가 사드 문제로 중국인 관광객들이 반 이상이 줄었다. 정부가 외국인들을 상대로 적극적으로 홍보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백화점, 마트, 홈쇼핑, 주류, 리조트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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