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오늘]사드 보복에 무너지는 현대차
스크롤 이동 상태바
[이슈오늘]사드 보복에 무너지는 현대차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7.09.08 13: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차, TF 구성·'중국통' 담도굉 앞세워 급한불 끄기 안간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전경 ⓒ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그룹이 갈수록 격화되는 중국의 사드 보복에 시달리며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특히 중국 공장의 잇따른 가동 중단·재개가 반복되면서 중국 시장 철수설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현대차가 꼬인 실타래를 어떻게 풀어갈 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중국 車시장 커졌지만 현대차만 역행…사드보복 '현재 진행형'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3월 시작된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인해 상반기 현지 판매량이 전년 대비 47% 급감한 42만9000여 대에 그쳤다. 사드 여파가 부각된 4월 말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중국 출장길에 올라 판매 전략을 재점검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사드 후폭풍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중국시장의 부진은 글로벌 판매량 감소로도 직결됐다. 현대차의 올해 상반기 글로벌 판매량은 8.2% 감소한 219만8342대로 나타났다. 중국 시장을 제외한 판매량은 오히려 1.5% 늘어난 187만6000여 대라는 점을 미뤄볼 때 현대차의 경영 악화 원인은 중국 사드 보복의 영향이 절대적이라는 분석인 것이다.

같은 기간 중국 시장내 자동차 판매량 규모가 3.8% 오른 1335만4000대로 집계됐다는 점 역시 현대차 입장에서는 뼈아프다. 중국 현지에 총 8개의 완성차 공장을 구축하며 시장 공략에 공을 들였지만 결과는 입지 약화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하반기 들어서도 현대차의 고전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이라는 평가다. 지난 8월 말에는 현대차 중국 법인인 베이징현대의 현지 1~4 공장이 가동 중단 사태까지 겹쳤다. 이는 중국 파트너사인 베이징기차가 협력업체 대금 지급을 미루면서 협력사들이 부품 공급을 중단한 데 따른 것이다. 업계에서는 베이징기차가 사드 보복 이후 악회된 실적을 핑계로 한국 협력업체들의 납품가 인하를 요구하는 등 전방위적인 압박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

중국 언론들도 이를 부채질하고 있다. 중국 인민일보의 영문 자매지인 글로벌타임스는 최근 베이징현대의 소식통을 인용, "베이징기차가 부품 공급과 관련한 현대차의 탐욕과 오만에 지쳤다"며 "베이징기차가 현대차와의 합자를 끝내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베이징기차가 판매 부진에 따른 수익성 확보를 위해 협력 업체들에 30% 가까운 단가 인하 요구를 내세우고 있는 것은 물론, 현대차 부품 계열사들을 중국 부품 협력업체들로 교체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중국에는 국내 협력업체 142곳이 진출, 부품 공급을 이루고 있어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현대차는 "부품 공급을 하는 협력업체들은 물론 계열사인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 중국법인 역시 사드 여파로 인해 적자를 보고 있다"고 해명했다. 다만 베이징기차의 노골적인 요구와 불만이 수면위로 올라왔다는 점에서 업계는 현대차가 합작사 운영 상에 적지 않은 마찰과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휘청이는 현대차, 대책 마련 '부심'…정부 대책 마련 나서야

이에 따라 현대차는 중국 사드보복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분주해졌다.

우선 지난 7월 현대차는 사장급을 팀장으로 100여 명 규모의 태스크포스(TF)를 구성, 면밀한 사태 파악과 판매 전략 개선 등을 통한 해법 찾기에 나섰다. 이는 여타 TF와는 달리 그 규모가 이례적이라는 점에서 현대차가 전사적 노력을 쏟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에 현대차는 중국 시장에 능통한 화교 출신의 담도굉 중국지원사업부장(부사장)을 베이징현대 총경리로 임명했다. 구원투수로 나서게 된 담도굉 총경리는 현대차 북경사무소장, 중국법인 총경리, 중국사업지원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현대차의 중국 진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인물이라는 점에서 내부적으로 기대감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 외에도 현대차는 중국 시장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신흥 시장 공략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상반기 출시한 쏠라리스, 제네시스의 시장 안착에 집중하는 한편 브라질에서는 하반기 투입 차종인 i30, 그랜저를 통해 성장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중동 시장에서의 움직임도 두드러진다. 이란에서는 올해 3월부터 이란 케르만모터스社와 함께 경차 i10, i20 해치백 모델을 CKD 방식으로 생산하는 한편, 소루시 디젤 마브나社와는 쏠라티(H350)를 생산해 현지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인구가 13억 명으로 중국에 버금가는 시장이 될 인도에서는 현대차 첸나이 공장에 이어 드라프라데시州 아난타푸르 지역에 기아차 생산 거점을 마련, 장기적 관점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중국의 사드 여파가 장기화될 조짐마저 보이는 상황에서 당장 판매 반등을 이끌 수 있는 뾰족한 대책 마련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중국의 사드보복은 정치적 이슈라 개별기업이 문제 해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인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중국시장에 신차 투입을 통해 점진적인 회복을 기대할 수도 있겠지만 사드 배치가 추가로 완료된 지금의 시점에서는 정부 차원의 외교 노력 등 대책 마련이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