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궐련형 전자담배 증세 논란]신제품 출시 앞둔 KT&G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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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궐련형 전자담배 증세 논란]신제품 출시 앞둔 KT&G 향방은?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7.08.25 1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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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 필립모리스코리아 ‘아이코스(IQOS·왼쪽)’와 BAT코리아 글로(glow) 이미지 ⓒ뉴시스·BAT코리아

궐련형 전자담배 증세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 하반기 신제품 출시를 준비 중인 KT&G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은 이미 ‘아이코스’와 ‘글로’가 선점한 상황인 데다 세금 이슈까지 겹치면서 이번 논란이 후발주자 KT&G에게 기회일지 위기일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지난 23일 전체회의에서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개별소비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처리하려 했지만 조경태 기재위원장의 판단에 따라 미뤄졌다. 

해당 안은 전자담배에 부과되는 개소세를 현재 1갑(20개비)당 126원에서 594원으로 인상하는 내용이 골자다. 오는 28일 기재위에 상정해 여야가 통과시키면 31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있지만 조 위원장의 반대와 논란이 커지고 있어 처리 여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증세 논의가 오가자 업계와 소비자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세금이 오르면 업계 선발 주자들의 가격 인상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편의점 등에서는 벌써부터 전자담배 전용 연초 사재기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전용담배의 가격은 6000원 후반대로 올라갈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현재 필립모리스코리아 아이코스 전용담배 ‘히츠’와 브리티쉬 아메리칸 토바코 코리아(이하 BAT코리아)의 글로 전용담배 ‘던힐 네오스틱’ 가격은 1팩(20개비)당 4300원이다. 

필립모리스 측은 “개별소비세 중과세에 이어 국회와 정부의 계획대로 담배소비세와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의 증세가 이뤄진다면 제조원가 및 40%의 수입관세 부담 등에 따라 당사는 소비자 판매가 인상 없이는 아이코스 사업의 유지가 힘들게 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0일 열린 글로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배윤석 BAT코리아 부사장도 “만일 글로 제품이 일반 담배와 똑같은 세율이 적용된다면 원가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가격 인상을 적극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KT&G는 이르면 다음달이나 오는 10월 중 자체 개발 전자담배인 ‘릴(Lil·가칭)’을 출시한다. 특허청에도 릴과 리프, 리스 등 전자담배용 상표를 출원한 상태다. 

KG&G 관계자는 “신제품 출시 시기는 미정”이라면서도 “현재 논의 중인 조세 법안이 확정이 돼야 정확한 출시 시기를 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미 KT&G가 히팅 디바이스와 스틱에 대한 테스트, 양산 준비를 거의 마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세금 문제가 미확정 상태인 데다 경쟁사 제품 출시 반응을 살핀 뒤 선보여도 늦지 않는다는 내부 판단에 출시 시점을 미룬 것으로 전해진다. 

그럼에도 한 발 늦은 출시로 시장 선점을 놓쳤다는 지적은 계속되고 있다. 앞서 필립모리스는 지난 6월 가장 먼저 아이코스를 출시하면서 선발 주자로서 제품 인지도 제고에 톡톡히 효과를 봤다. BAT코리아도 지난 13일 기기 가격대를 3만원 낮춘 글로를 출시하고 마케팅에 한창이다. 

증세로 인해 제품 소비자가가 오를 경우 시장 자체가 위축될 것이라는 점도 KT&G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 주요 담배회사들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 뛰어들면서 본격적인 시장 활성화가 기대됐지만 다소 김이 빠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오히려 세금 문제가 해결된 뒤 신제품 홍보에 돌입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아직 대다수 소비자들이 궐련형 전자담배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시장 반응을 살핀 뒤 경쟁력 있는 상품을 내놓는다면 승산이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방의 경우 앞서 진출한 필립모리스와 BAT코리아도 아직까지는 시장 규모를 키우지 못한 상황이다. 필립모리스는 서울에 이어 최근 이달 부산과 대구 등 지방 공략을 시작했으며, BAT코리아는 서울을 시작으로 오는 2018년 상반기 글로 전국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KT&G가 국내 담배시장 60% 가량을 점유 중인만큼 지방을 중심으로 기존 영업망을 활용한다면 선발 사업자들과 경쟁해볼 만하다는 평이 나온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광고 등이 제한된 담배사업에서 제품력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시장 선점”이라며 “아직은 지방의 경우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이해도가 낮으므로 KT&G가 이른 시점에 질적으로 뒤쳐지지 않는 대응 제품을 출시한다면 점유율은 하락 위험에서 상승 기회로 반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궐련형 전자담배는 일명 ‘찌는 담배’로 기존 담배와 달리 담뱃잎을 불에 태우지 않고 가열하는 방식의 제품이다. 일반 담배에 비해 냄새와 재, 유해물질이 적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 차세대 제품으로 주목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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