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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이게 여혐이라고?”

기사승인 2017.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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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한설희 기자 / 이미지출처= Getty Image Bank)

7월 혼자 왁싱샵을 운영하던 30대 여성이 손님을 가장한 30대 남성에게 무참히 살해된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가해자 배모 씨는 ‘아프리카 TV’ 방송을 통해 왁싱숍이 인적 드문 곳에 있고 피해자 여성 혼자 운영한다는 사실을 알고 범죄를 계획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사실을 접한 여성들은 분노했습니다. SNS에선 ‘#왁싱숍여혐살인사건’ 해시태그가 줄을 이었습니다. “여성으로 살기 너무 무섭다 혼자 살고 있다는 정보를 누군가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죽을 수 있다는게”(@fem***), “이게 정말 여성이 조심하면 피할 수 있는 일인가?”(@qp0***) 등의 글이 많은 공감을 얻었습니다.

6일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선 ‘여혐(여성혐오) 공론화’ 시위도 열렸습니다. 이 사건이 여성을 대상으로 한 잔혹범죄라는 점에서 작년 강남역 살인사건과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위 참가자들은 "일상 속 성적 대상화·외모 품평 등 생활 곳곳 스며있는 여성혐오 문화에 여성은 피해자, 침묵과 방관으로 일관하는 남자들은 가해자"라고 외쳤습니다. 반면 “묻지마 범죄가 왜 여혐이냐”, “우리가 왜 가해자냐”며 반발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그만큼 ‘여성 혐오’에 대한 관심과 갈등이 커지는 상황인데요.

실제로 대검찰청의 범죄분석자료에 따르면 살인·강도·성폭력 같은 강력 범죄 피해자 여성은 2000년 6245명에서 2015년 2만 7940명으로, 약 4.5배 증가했습니다. 이는 같은 기간 남성피해자 증가율인 1.4배의 3배 이상으로, 눈에 띄는 수치인데요. 그래서 여성을 범행 대상으로 삼게 만드는 사회경제적 배경, 즉 ‘여성 혐오’가 있었을 거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여성혐오를 ‘여성을 미워하는 것’으로만 해석합니다. 하지만 여성혐오( misogyny)란 여성을 남성과 동등한 주체로 인정하지 않고 열등·위험·성적인 존재 등으로 여기는 일체의 타자화를 뜻하는 말입니다. 따라서 김치녀-개념녀의 이분법 외에도 “여성은 꽃이다” 같은 숭배 역시 여성혐오에 속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강남역·왁싱샵 범죄 역시 “생물학적 여성을 자신의 폭력적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존재로 보았다는 것은 의도와 상관없이 이미 여성혐오의 결과물”이라는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도 존재합니다.

2016년 한국언론진흥재단 조사에 따르면, '한국 사회의 여성혐오 문제가 심각한가'는 질문에 전응답자(1,039명)의 74.6%가 동의했습니다. 위 사건 논란은 뒤로 미뤄놓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한국 사회의 여성혐오 문제를 실감하고 있다는 겁니다. 새로 취임한 정현백 여가부장관 역시 여혐 문제에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이 자신을 ‘페미니스트 대통령’으로 정의하고, 정부가 여혐에 대해 적극 대응을 하겠다고 밝히면서 여성 혐오는 새 사회의 해결과제가 됐습니다.

<여성혐오를 혐오한다>의 작가 우에노 치즈코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페미니즘이 부정하고 있는 것은 '남성성'이지 개개의 '남성 존재'가 아니다. 만약 '남성'으로 분류되어 있는 자들이 '나라는 존재를 긍정하고 싶다'고 생각한다면 여자들이 여성 혐오와 싸워왔듯이 남자들도 자신의 여성 혐오와 싸우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제 남녀가 함께 여성혐오 사회를 바꿀 때입니다.

그래픽= 김승종/글= 한설희 기자 sisaon@sisaon.kr

<저작권자 © 시사ON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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