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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증언거부권'에 스텝꼬인 특검...재판부도 檢 압박에 '싸늘'

기사승인 2017.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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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법에 명시된 자기방어권 행사 당연‥'법 무시' 운운하는 것은 억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유경표 기자)

   
▲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20차 공판에서 증인 신문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19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 대한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은 증언거부권을 행사한 것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지난 16일 박 전 사장은 재판부에 증언 거부 사유서를 제출한 바 있다. 사유서에서 박 전 사장은 “자신이 아는 실체적 진실이 특검의 주장이나 박 전 대통령의 주장과 다른데, 이러한 상황에서 증언을 할 경우 양쪽 모두 증언의 신빙성을 문제삼을 우려가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그는 “사실대로 진술하더라도 특검이 주장하는 사실관계와 다르다는 이유로 위증혐의를 받을 가능성도 염려했다”고 강조하면서, 증언 거부가 실체적 진실을 은폐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사실 박 전 사장의 증언 거부는 사실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 헌법 제12조 2항에는 “모든 국민은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아니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러한 취지에 따라 형사소송법 제283조 역시 “피고인은 진술하지 않거나 개개 질문에 진술을 거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박 전 사장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형사소송법 제148조에는“누구든지 자기가 형사소추 또는 공소제기를 당하거나. 유죄판결을 받을 사실이 발로될 염려가 있는 증언을 거부할 수 있다”고 규정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특검은 박 전 사장의 증언 거부에 대해 “사법제도를 무시하는 조직적 행태”라며 펄쩍 뛰고 있다. 여기에서 한발짝 더 나아가 “삼성이 법 위에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법에 규정된 자기방어권을 행사하는 것 뿐인데, 특검은 도리어 ‘사법제도를 무시한다’며 억지를 쓰고 있는 것이다.

특검이 계속 압박을 이어가자 보다못한 재판부가 박 전 사장에게 재판정을 잠깐 나가있으라고 권하기도 했다. 증인의 증언거부권이 위축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도 박 전 사장의 증언거부권 행사를 기본권이자 국민의 타당한 권리로 인정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함께 뇌물공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박 전 사장은 특검으로부터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지원 과정에 깊이 개입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특검은 두달여 동안 29차에 이르는 공판이 진행될 동안 이 부회장 등의 뇌물공여 혐의를 입증할 구체적 증거를 내밀지 못하고 있다. 그간 출석한 증인들의 증언들을 종합해봐도 이 부회장이 정유라 승마지원에 개입했다거나, 청와대에 부정청탁을 했다는 확실한 정황은 나타나지 않았다.

형사소송법상 대원칙에 의하면 피고인에게는 무죄추정의 원칙이, 검찰에게는 공소사실 증명 책임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 따라서 특검은 명확한 증거를 제시해 박 전 사장의 혐의를 입증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 원칙을 잊는다면 특검의 의혹제기는 “네 죄를 네가 알렸다”는 식의 전근대적이고 시대착오적인 발상에만 머물 뿐, 온 국민이 원하는 실체적 진실규명에 이르기 어렵다.

 

유경표 기자 sisaon@sisaon.co.kr

<저작권자 © 시사ON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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