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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반환점 돈 이재용 공판‥특검, 무리수 거둬야

기사승인 2017.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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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달 넘긴 공판‥구체적 증거는 無, '맹탕 공판' 비판만 남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유경표 기자)

국정농단으로 촉발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공판이 두 달을 넘겼다. 8월 말께 1심 선고가 있을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반환점을 돈 셈이다.

그 절반의 공판 여정동안 여론은 특검측의 '맹탕 공방'에 싸늘해지고 있다. 이 부회장의 뇌물 공여 혐의를 명확히 입증하지 못하고 있기때문이다. 현재까지 28차례 공판이 진행됐지만, 구체적인 증거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고, 증인들의 증언조차 엇갈리는 모양새다.

이는 지난 12일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이 증인으로 출석한 27차 공판에서 정점을 찍었다. 이날 공판에서 정 전 사무총장은 증인 신문 도중 재판부를 향해 “드릴 말씀이 있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제가 지금 오해를 하고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이 재판은 삼성 관련 재판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제가 여기 왜 나와있는 것인지..”

정 전 사무총장은 재직 당시 삼성 관련 업무를 한 사실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부회장의 혐의를 입증할 만한 의미있는 증언이 나올리 만무하다. 일부 기자들 사이에선 수세에 몰린 특검이 시간끌기를 하는 것은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특검이 정 전 사무총장을 증인석에 앉혀놓고 한 질문들은 ‘SK·롯데·부영그룹’ 등에 대한 출연 경위 등으로 공소사실과 거리가 있어보이는 문항들이 대다수였고, 삼성 관련 질문은 거의 없었다.

변호인단도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었다. 변호인단은 정 전 사무총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마무리 된 후 이어진 증거조사 의견에서 “본건 재판에서 특검과 피고인들이 다투지도 않는 ‘국정농단’ 사건에 대해 특검이 왜 증인신청을 했는지 궁금하다”고 의문을 나타냈다.

앞서 지난달 19일 일성신약 윤석근 부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한 16차 공판에서도 증언이 오락가락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윤 부회장은 특검 조사에서 “삼성 미래전략실 직원으로부터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이재용 부회장 승계에 아주 중요하다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한 인물이다.

그런데 윤 부회장은 공판 증언에서 “삼성 측 인사와 만난 자리에서 ‘승계’, ‘상속’이란 단어가 나온 것은 맞지만 경영권 언급은 없었다”, “삼성측에서 미래 전략실이 주도적으로 움직인다고 말한 것은 아니다”라며 신빙성 없는 모호한 답변으로 일관했다.

 

 

   
▲ 법정으로 향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특검, 무리수 거두고 '정도(正道)'로 공판 임해야 국민 지지 얻을 것"

 

이 부회장 공판을 맡은 재판부(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7부·김진동 부장판사)는 주 3일 오전·오후 일정을 모두 소화하는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핵심 증인이 출석했을 경우, 자정을 넘겨 진행되는 일도 드물지 않다.  

법정 안 좌석을 가득 메운 일반 방청객은 물론이고, 기자들까지도 피로를 호소할 정도이니, 매일 거의 ‘개근’하다시피 자리를 지키는 특검의 집요함만은 인정할 만 하다 하겠다. 

하지만 공판이 진행될수록 특검의 ‘무리수’는 도를 넘고 있다. 피로 누적으로 인한 공판 준비 미비인지, 아니면 수사 상 부실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공판이 두달여를 넘긴 상황에서 특검이 내민 ‘성적표’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실망감도 날이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지난 5일 특검은 이 부회장 공판 증인으로 출석한 바 있는 김학현 전 공정위 부위원장을 ‘위증’ 혐의로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따른 순환출자 해소 과정에서 처분 주식이 1000만주에서 500만주로 줄어든 경위에 대해 허위진술을 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김 전 부위원장 외에 정재찬 위원장 등 공판 증인으로 출석한 공정위 관계자들의 증언을 종합하더라도 500만주 처분 결정 과정에 청와대의 ‘외압’이나 삼성의 ‘로비’가 있었다고 볼 만한 정황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따라서 특검이 김 전 부위원장에 대한 위증 수사를 의뢰한 것이 과연 적절한 것인지에 대해선 의문이 남는다.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증언이 나오지 않도록 압박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특검은 지금이라도 혐의에 대한 ‘추측과 예단’을 배제하고 공판에 임해야 한다. 그것만이 특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이며, 증거가 없다고 해서 붙여진 ‘맹탕 공판’ 비판을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유경표 기자 sisaon@sisaon.co.kr

<저작권자 © 시사ON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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