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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파전쟁 속으로 걸어들어간 한국당, 왜?

기사승인 2017.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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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박·비박 프레임 해소, 7·3 전당대회 판도 전환 노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계파 갈등으로 몸살을 앓았던 한국당이 굳이 잘 알려지지도 않은 친홍·비홍이라는 말을 들고 나온 것은 ‘프레임 전환’을 위한 노림수라는 분석이다 ⓒ 뉴시스 / 그래픽디자인=김승종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출마한다면, 이번 전당대회 모양새는 아마 친홍과 비홍의 싸움이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지난 7일 〈MBC〉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친홍(親洪)과 비홍(非洪)이라는 말을 꺼냈다. 친홍과 비홍은 친박(親朴)과 비박(非朴)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뜻하던 박(朴)을 홍준표 전 경남지사를 의미하는 홍(洪)으로 바꾼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새로운 계파 탄생을 상징하는 단어라고 볼 수 있다.

이러다 보니 여의도에서는 정 원내대표의 발언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쉽게 들을 수 있다. 친박·비박 갈등으로 ‘다 이긴’ 총선에서 참패한 후, 틈만 나면 “계파는 없다”고 강조해왔던 한국당이 갑자기 친홍·비홍이라는 계파 분류를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바른정당 김세연 사무총장은 정 원내대표의 말을 그대로 인용, “친박·비박에 이어 친홍·비홍으로 사분오열되는 자유한국당의 처지가 애처롭다”고 비꼬기도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 원내대표의 친홍·비홍 발언이 결코 실언(失言)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계파 갈등으로 몸살을 앓았던 한국당이 굳이 잘 알려지지도 않은 친홍·비홍이라는 말을 들고 나온 것은 ‘프레임 전환’을 위한 노림수라는 분석이다.

우선 친홍·비홍이 친박·비박이라는 프레임을 지울 수 있는 효과적 덧칠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8일 〈시사오늘〉과 만난 여당의 한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총선에서 실수했던 것이 있다. 상대 쪽에서 ‘너는 빨갱이다’라고 했을 때 ‘나는 빨갱이가 아니다’라고 대응한 것이었다”며 “맞다 아니다로 논쟁해봐야, 사람들 머릿속에는 ‘문재인’이라는 단어와 ‘빨갱이’라는 단어가 연관검색어처럼 연결된다. 아예 무시하고 다른 전선에서 싸워야 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 원내대표가 자기 입으로 친홍·비홍 이야기를 꺼낸 것은 그 때문이라고 본다. 친박이다 아니다로 싸워봐야 한국당과 친박의 연결고리가 떨어질 리 없으니까 아예 친홍·비홍이라는 새로운 프레임을 제공한 것”이라며 “이제 언론에서 친홍·비홍 프레임을 계속 갖다 쓸 것이고, 그러면 친박은 자연스럽게 사람들 뇌리에서 잊힐 것이다. 정 원내대표가 아주 훌륭한 전략을 사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대선에서 24%를 획득한 홍 전 지사를 내세워 국민들에게 부정적인 인식이 남아 있는 친박·비박 프레임을 벗겨내려 한다는 의미다.

홍 전 지사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전당대회 구도를 전환하기 위한 ‘승부수’라는 설명도 따른다. 지금은 홍 전 지사와 친박이 경쟁하는 상황이다. 대선 이후 홍 전 지사는 지속적으로 친박과 각을 세워왔다. 지난달 17일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근혜 팔아 국회의원 하다가 탄핵 때는 바퀴벌레처럼 숨어있었고, 감옥 가고 난 뒤 슬금슬금 기어 나와 당권이나 차지해보려고 설치기 시작하는 사람들”이라며 친박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이처럼 홍 전 지사와 친박이 대결하는 구도가 되면, 당원들의 표심은 홍 전 지사에게로 쏠릴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친박은 홍 전 지사와 친박의 대결보다는, 친홍과 비홍의 대결로 몰고 가 ‘친박도 친홍도 아닌’ 제3세력의 힘까지 흡수하려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정 원내대표는 앞선 방송에서 ‘비홍이 결국 친박 아니냐’는 질문에 “꼭 그렇다 단정지을 수는 없다”며 “친박만의 비홍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친박도 친홍도 아닌 제3세력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8일 〈시사오늘〉과 통화한 한국당 관계자도 같은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홍준표 대 친박이면 친박이 무조건 불리한 싸움이지만, 친홍 대 비홍이면 비홍이 훨씬 유리한 싸움”이라며 “만약 이 구도가 형성되고, 비홍 쪽에서 친박 색이 옅은 후보가 출마한다면 판이 뒤집어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친홍·비홍 프레임이 먹혀들기만 한다면, 7·3 전당대회 결과는 얼마든지 바뀔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정진호 기자 sisaon@sisaon.co.kr

<저작권자 © 시사ON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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