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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 데이지호 참사가 ‘제2의 세월호’인 이유

기사승인 2017.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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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최정아 기자)

“선사 측(폴라리스 쉬핑)에 대면 요청한 게 며칠 전인데 오늘(2일)은 꼭 만나야한다. 이대로 있을 수는 없다.”

지난 2일 오후, 서울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 ‘스텔라 데이지호 참사’ 농성장. 지난 3월 31일 남미 대서양에서 침몰한 스텔라 데이지호 실종자 가족 사이에선 긴장된 분위기가 역력했다. 청와대, 외교부, 해양수산부, 선사 폴라리스 쉬핑(이하 선사)과의 4자대면 개최 가능성을 놓고 가족들 사이에 논의가 한창이었기 때문이었다. 스텔라 데이지호가 침몰한 지 두 달이 넘는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수색작업은 전무(全無)한 상황. 이날 <시사오늘>과 만난 가족들은 이번 4자대면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사실 <시사오늘>이 가족들을 실제로 본 것은 이날이 처음이 아니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된 지난 5월 9일 밤 11시경 가족들은 서울 광화문 광장에 마련된 무대에 올랐다. “스텔라 데이지호는 제2의 세월호 참사”라며 무대에 올랐다. 시민들에게 관심을 호소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여론의 관심은 이들에게서 멀어져갔다. 심지어 일부 매체에선 "스텔라 데이지호 실종자 가족  대부분이 선사 폴라리스 쉬핑이 합의를 했다“는 오보를 내는 등 가족들에게 답답한 상황이 계속 이어졌다.

앞서 지난 2일 오후 예정됐던 대담에서도 눈에띄는 성과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담은 해수부 없이 3자대담으로 진행됐다. 이에 대해 실종자 가족 측은 3일 "해수부 없이 청와대, 가족, 선사 측 회장이 참여한 가운데 3자대담이 이뤄졌다"며 "3시간 넘게 대담을 이어갔으나 진전된 사항이 없다"고 <시사오늘>에 전했다.

스텔라 데이지호 침몰 참사를 둘러싸고 정부와 실종자 가족, 또 선사 사이에 어떤 일들이 일어지고 있는 것일까. 

   
▲지난 2일 오후, 서울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 ‘스텔라 데이지호 참사’ 농성장. 지난 3월 31일 남미 대서양에서 침몰한 스텔라 데이지호 실종자 가족 사이에선 긴장된 분위기가 역력했다. ⓒ시사오늘

◇ ‘골든타임’ 놓친 수색작업

사고가 난 시점은 지난 3월 31일. 남미 대륙 근처 대서양에서 63빌딩 크기 만한 스텔라 데이지호가 굉음을 내며 침몰했다. 하지만 ‘신속한 대응’은 없었다. 선사 측은 사고 발생 12시간 만에 국민안전처에 사고 발생 사실을 알렸고, 뒤늦게 사고 발생 소식을 접한 정부는 황교안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보낼 문서와 보도자료를 만드느라 8시간의 골든타임을 허비했다.

사고 발생 10일 후인 지난 4월 9일, 우루과이 해명구조센터에서 미국 초계기가 사라진 구명벌을 발견했다는 내용의 공문을 정부에 보냈다. <시사오늘>이 확인한 이 공문엔 분명 ‘오렌지색 구명벌’이란 단어가 적혀있었다. 하지만 정부는 즉각 대응하지 않았다. 외교부는 가족들에게 기름띠였다고 말했다고 했다. 뒤늦게 수색대가 급파됐으나, 날씨 악화로 수색이 중단됐다. 골든타임을 놓친 셈이다.

지난 2일 <시사오늘>과 만난 실종된 2등 항해사 허 모 씨의 누나 영주 씨는 “당시 (정부가) 왜 가족들을 속였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와 관련된 문건을 청와대에 전달하고 조사해달라고 한 상태다”라고 밝혔다.

선사 측은 심지어 불과 사고 3일만에 실종자 가족들에게 ‘사망보험금’을 논의하자고 했다고 한다. 가족들의 말에 따르면, 선사에서 사실상 ‘합의를 강요’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영주 씨는 “지난 4월 4일, 선사가 사망보험금 말을 꺼내더라. 집에 관련 내용증명서를 일방적으로 3~4번 보냈다”며 “심지어 합의하지 않으면 공탁을 걸겠다고 했다. 어떻게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합의하라고 협박할 수 있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렇다면 현재 상황은 어떠할까. 현재 한국 정부가 진행중인 수색작업은 전무한 실정이다. 항공우주연구원에서 인공위성을 통해 사고 해역을 촬영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수색에 큰 도움을 주고 있지는 않다.

이에 대해 영주 씨는 “위성사진은 보조적인 장치다. 촬영한 뒤 데이터 전송에만 8시간이 걸린다. 이후 항공우주연구원에서 우리에게 전해지는데 2~3일이 소요된다”라며 “정부에선 (인공위성 사진을 통해) 발견되는 게 있으면, 초계기를 띄우겠다고 하는데 사실상 힘들다. 외교부에서도 처음부터 위성사진은 보조역할에 불과하다고 했다”고 밝혔다.

   
▲ 미발견 구명벌에 구비되어 있는 물품 목록.ⓒ시사오늘

◇ 생존물품 가득한 구명벌…“내 동생은 살아있다”

가족들은 실종자들이 생존해 있다고 주장하고 나서고 있다. 낚시도구, 생수 등 각종 생존물품이 담겨있는 ‘구멍벌’ 한 척이 아직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고 생존자 필리핀 선원 2명은 사고 당시 갑판에서 한국인 선원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이에 대해 지난 2일 <시사오늘>과 만난 홍지백 변호사(대한변호사협회 생명존중재난안전특별위 위원)는 “미발견 구멍벌 안에 생존물품이 구비돼 있다. 이 물품만 있으면 몇 개월은 버틸 수있다. 가족들이 아직까지 실종자들의 생존 가능성이 높다고 믿고 있는 이유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실종자 가족들 또한 “사고 직후 몇 차례 비가 왔다. ‘식수’가 충분히 공급됐다는 뜻”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영주 씨는 “이렇게 생존가능성이 있는데 어떻게 포기할 수 있나”고 강조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선거운동 기간이었던 지난 4월 17일 오후 수원 유세를 마치고 서울 용산역에 도착해 광화문 광장 집중유세 현장으로 향하던 중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가족들을 만나게 되어 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뉴시스

◇ ‘제2의 세월호’인 이유…컨트롤타워 부재‧노후 선박

문제는 세월호 참사 이후 4년이란 세월이 지났으나, 여전히 골든타임을 놓치는 등 실책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스텔라 데이지호처럼 국외 해역에서 침몰한 오룡호 참사가 있다.

당시 오룡호 참사 가족들을 도왔던 홍 변호사는 “(해양 재난에 대응하는 데) 한계점이 많다. 세월호 참사 이후 국민안전처가 설립됐지만, 해외 해역에서 발생하는 사고에 대처하는 시스템이 부재했다. 결국 러시아 정부와 상대할 수 있는 외교부가 나섰는데, 아무래도 컨트롤타워가 체계적으로 구성이 되지 않아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홍 변호사는 “이번 스텔라 데이지호 참사도 오룡호와 다를 바없었다”고 덧붙였다.

결국 세월호 참사 이후 4년, 오룡호 참사 이후 2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국내외 해양사고에 대비하는 컨트롤타워 시스템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해양수산부가 지난해 9월 ‘해양선박사고 위기관리 표준 매뉴얼’을 마련했지만, ‘스텔라 데이지호’ 참사에선 정작 무용지물(無用之物)이었다.

세월호‧오룡호 참사에서 제기된 ‘노후 선박’ 문제도 개선되지 않았다. 스텔라 데이지호 또한 노후선박이었다.

영주 씨는 “스텔라 데이지호도 세월호와 같은 개조 노후선박이다”라며 “이 회사(폴라리스 쉬핑)에만 노후선박이 18척이 있다”며 “사고 전에도 징조가 있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문제의 선박이 돌아다니고 있다. 시한폭탄이 떠돌고 있는 셈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폴라리스 쉬핑 소속 선원 일부가 불안하다고 제보해왔다. 일부 노후선박에서 문제점이 발견됐다고 말이다. 전면운항금지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광화문 광장으로 농성장을 이전해 정부와 선사에 집중수색 요구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영주 씨는 “저희는 일반인이다. 그런데 일반인인 우리가 점점 전문가가 돼간다. 세월호 어머님들도 보면 전문가다”라며 “사고가 나면 우린 정부를 믿고 기다리면 되는데, 그러지 못했다. 다들(정부‧선사) 안해주니까. 우리가 원하는건 집중 수색작업이 우선이다. 이후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사고 원인규명을 확실하게 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최정아 기자 sisaon@sisaon.co.kr

<저작권자 © 시사ON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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