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공판] 박원오 "삼성, 승마지원 로드맵 정상…崔가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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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공판] 박원오 "삼성, 승마지원 로드맵 정상…崔가 훼손"
  • 유경표 기자
  • 승인 2017.06.01 0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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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방해로 정유라 제외한 다른 선수 선발 이뤄지지 못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유경표 기자)

▲ 박근혜정권 국정농단의 핵심인물인 최순실 딸 정유라씨가 31일 인천광역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후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삼성의 올림픽 승마지원 프로그램에 적극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키맨’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공판 증인으로 출석해, 최순실이 정상적인 승마지원 계획 이행에 훼방을 놨다고 증언했다.

이는 애초 올림픽 승마지원 계획이 정유라 단독 지원이 아닌 △우수 승마선수를 선발키로 했다는 점과 △삼성이 원안대로 계획을 추진하려 했다는 점에서, 앞선 수차례 진행한 공판 증인들의 증언과 일치하는 것이다. 

지난 31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 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21차 공판에서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는 삼성의 올림픽 승마지원 계획이 최순실의 방해로 변질됐다는 취지로 증언 했다.

박 전무는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의 승마지도를 해 온 인물로, 삼성의 올림픽 승마지원 프로그램인 ‘함부르크 프로젝트’ 계획인 ‘중장기 로드맵’을 작성한 인물이다. 삼성과 최순실 사이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했던 만큼, 이 부회장 공판의 핵심 증인 중 한명으로 꼽힌다.

박 전 전무에 따르면 삼성과 코어스포츠가 체결한 용역계약은 정유라만을 위해 체결된 것이 아니었고, 용역계약에 따라 우수 승마선수를 선발해 독일로 전지훈련을 보내는 계획이 추진됐다. 하지만 최순실은 중간에 태도를 바꿔 다른 선수 선발을 막았고, 애초의 목적이 변질됐다.

그러면서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전 승마협회 부회장)는 저와 수시로 만나고 통화도 했는데 승마지원 계획을 원안대로 추진하려는 의도가 100% 보였다”며 “최순실이 다른 선수를 선발하는 것을 완강히 반대하면서 결국 무산된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전무는 “내가 선수를 왜 안뽑느냐고 했더니 최순실이 노발대발했다”며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박 전 전무는 선수 선발 문제로 최순실과 갈등을 빚었고, 이후 박 전 전무는 회사 자금을 빼돌렸다는 의심을 최씨가 하게 되면서 2016년 1월 한국으로 귀국했다.

변호인단은 삼성이 2015년 9월 대한승마협회에 독일 해외 전지훈련 파견선수를 요청한 공문을 제시했다. 박 전 전무는 해당 문건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다.

박 전 전무는 “이 문건은 처음 본 것”이라며 “최순실의 반대로 선수 선발이 안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 "승마지원 중장기 로드맵에 '정유라' 이름 없었다..우수 승마 선수 선발 위한 것"

말의 소유권을 놓고 최순실이 크게 격노한 일화도 언급됐다. 2015년 10월 코어 스포츠는 정유라가 사용할 마필로 ‘살시도’를 구입했는데, 한달 뒤인 11월 경 ‘마필 여권’에 기재된 소유주가 ‘삼성’으로 돼 있어, 최순실이 크게 화를 냈다는 것이다.

박 전 전무는 “원래 계약에 따라 황성수 전무가 ‘마필은 삼성 것인데, 확실히 명의를 할 방법이 무엇이냐’고 물어서 마필여권에 삼성이라는 이름을 기재하면 된다고 조언했다”며 “최순실이 나중에 이를 알고, 흥분하면서 저에게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보고 당장 들어오게 하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증언에 따르면 당시 박상진 사장은 박 전 전무와의 통화에서 “제가 바쁜 사람인데 (최순실이) 오라가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 일정 보고 연락하겠다”며 전화를 끊었다고 한다.

중장기 로드맵의 최초 제안자에 대해선 진술이 엇갈렸다. 특검은 삼성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대한 대가로 정유라가 포함된 승마지원 로드맵을 최순실측에 먼저 제안한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삼성측은 박원오 전 전무가 처음 로드맵을 제안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날 공판에서 박 전 전무는 이와 반대로, 이영국 제일기획 상무의 요청으로 만든 것이라는 상반되는 증언을 했다.

다만, 박 전 전무는 “로드맵 요청에서 ‘정유연(정유라)’ 언급은 없었다”며 “올림픽을 대비해 여러 선수들을 후원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박 전무는 “만일 최순실이 방해하지 않고 계획대로 다른 선수를 선발했다면, 삼성의 승마지원 프로그램은 성공적으로 이뤄졌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최순실의 영향력을 안 시점에 대해서도 증언이 이어졌다. 박 전 전무는 “2015년 정윤회 문건 사건이 있기 전까지는 정윤회가 정권 실세라는 생각을 했고, 최순실은 그의 부인이니 힘이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나아가 “최순실이 김종 문체부 차관이나 청와대 비서관들과 자기 손아귀에 넣고 컨트롤 하는 줄 알았을 뿐 박근혜 대통령과 관계가 있는지는 몰랐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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