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고지전] 한국당vs바른정당...‘난타전’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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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고지전] 한국당vs바른정당...‘난타전’ 中
  • 송오미 기자
  • 승인 2017.05.31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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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지방선거 앞두고 보수야당 주도권 차지하기 위한 신경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송오미 기자)

▲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연일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보수야당 적통 경쟁의 고지(高地)를 선점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 뉴시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연일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보수야당 적통 경쟁의 고지(高地)를 선점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른정당 김세연 사무총장은 31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 한국당 대선후보였던 홍준표 전 경남지사를 겨냥, “(홍 전 지사의) 불안감이나 초조함으로 오는 히스테리가 위험단계에 접어들었다”면서 “단언컨대 바른정당은 어이없게 금수저 비판 받을지언정 누구처럼 기득권 이해에 철저히 복속하는 주구 노릇 안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홍 전 지사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바른정당을 향해 “금수저 물고 태어난 세상 어려움 모르고 강보에 휩싸여 포시랍게 자라서 서민 코스프레나 하는 금수저 2세 정치인들이 이끄는 사이비 보수 정치 세력들은 이제 곧 사라질 것”이라고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낸 바 있다.

하태경 의원도 이날 연석회의에서 “홍 전 지사는 스트롱맨이 아니라 스프링맨이다. 발언이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다”며 “한 달 전만해도 ‘바른정당 욕하지 마라’고 해놓고 어제는 우리 바른정당보고 금수저 정당이라고 한다. 홍 지사가 불행하게도 수구보수 세력뿐만 아니라 예측불가능한 정치인 되었기 때문에 우리 정당도 더 이상 비판할 필요도 없이 국민들에게 맡겨놓으면 스스로 도태할 것”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 사무총장은 한국당 유기준 의원이 〈내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보수대통합을 위해선 통합이란 표현은 그렇고, (바른정당을) 다시 흡수를 해야 하지 않겠나. 내년 지방선거 전에는 해결이 돼야지”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서도 “망언 수준의 이야기를 했다. 망해가는 집에서 누가 누굴 흡수한다는 건지 이런 상황 인식이 놀랍다”고 비판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29일에도 홍 전 지사는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부는) 바른정당을 내년 지방선거까지 위성정당으로 존치시키면서 우파 분열로 지방선거를 치르고, 효용가치가 없어지면 바른정당 일부 인사는 흡수하지만 가치가 없는 인사는 버린다”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자 바른정당은 즉각 반발했다. 김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 전체회의에서 “자신보다 더 왼쪽에 있으면 모두 좌파가 되어버리는 자기편향의 아집이 경이롭다”면서 “한국당을 건축물에 비유한다면 가장 위험한 재난위험시설 E등급이다. 한국당은 위험한 존치를 포기하고 하루 빨리 신속한 해체작업에 들어가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이처럼 나날이 높아지는 수위의 설전(舌戰)이 두 야당 사이에 오가고 있는 것과 관련, 정치권에서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야당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신경전’이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국당은 ‘바른정당 흡수론’을 연일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바른정당은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한국당은 정권 초기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는 문재인 정부와 무리하게 대립각을 세우며 여론의 뭇매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당이 바른정당이라는 또 다른 외부의 적을 부각시켜 공격하는 것은 ‘정치인은 자신의 부고 기사 빼고는 어떤 기사든 좋아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비난을 받을지언정 여론의 관심을 잡아두는 게 향후 주도권 경쟁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여론을 집중시켜놔야 추후에 어떤 정치를 하고 정책을 내든 국민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바른정당도 ‘한국당과의 여론전에서 밀리면 안 된다’는 인식이 강하게 작용한 듯하다. 실제로 바른정당 내부에서는 “한국당에서 쏟아내는 막말에 굳이 대꾸할 필요가 있느냐”는 목소리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바른정당(20석)은 의석수 측면에서 한국당(107석)에 현저히 밀리는 만큼, ‘잘못하다간 한국당에 휩쓸릴 수 있겠다’고 판단, 당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바른정당 핵심 관계자는 31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홍 지사나 유 의원의 발언은 참 기가 막혀서 대꾸할 가치도 없다”면서도 “그래도 우리가 가만히 있으면 바보된 거 같으니까 대응을 하는 것이다. 솔직히 저쪽(한국당)은 내세울 명분이 없으니까 수준 떨어지는 애들 장난처럼 우리를 공격하는 것 아니겠나”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알아서 잘 판단해주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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