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의 ‘딜레마’…“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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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의 ‘딜레마’…“어떡해”
  • 윤슬기 기자
  • 승인 2017.05.23 15: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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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과 여당에 각 세우면 ‘역풍’ vs 협력하면 ‘정체성 상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슬기 기자)

▲ 국민의당이 딜레마에 빠진 모양새다.ⓒ뉴시스

국민의당이 딜레마에 빠진 모양새다. 야당으로서의 ‘정체성’과 당의 지역 기반인 ‘호남 민심’ 사이에서다. 여당에 조건 없이 협력하자니 ‘통합론’이 대두되고, 각을 세우자니 ‘호남 역풍’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당은 대선 패배 이후 당 안팎에서 제기된 통합‧연대론과 내부갈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장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서부터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당의 진로문제를 놓고 당내 세력들마다 다른 입장을 내놓으면서 내홍이 더욱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국민의당 혼란의 원인으로 ‘호남’을 꼽고 있다.

당의 지역기반인 호남이 문재인 대통령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면서 국민의당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좁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이후 호남에서 문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는 더욱 높아졌다.

실제 여론조사에서도 호남 민심의 변화가 감지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5~19일 실시한 5월 3주차 주중집계에 따르면, 광주‧전라 지역의 문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은 94.5%로 압도적인 수준이었다. 정당 지지율 역시 여당인 민주당이 67%를 기록한 반면, 국민의당은 12.2%에 그쳤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 야당으로서의 ‘정체성’과 당의 지역 기반인 ‘호남 민심’ 사이에서다.ⓒ뉴시스

창당 이후 국민의당 지지율이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당의 고민은 더욱 커지게 됐다.

혼란스런 당 내부를 수습하고 결속시키는 효과를 얻기 위해선 더욱 문재인 정부와 여당에 각을 세워야 한다. 더욱이 야당인 국민의당이 호남 민심을 의식해 여당을 견제하지 않는다면 ‘무용론’ 혹은 ‘민주당 통합론’이 다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당의 정치기반인 호남 민심을 생각하지 않을 수는 없다.

호남 출신 인사를 요직에 대거 기용한 문재인 정부를 무차별적으로 공격할 경우 호남 민심의 완전한 이탈을 야기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국민의당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으로 인해 정치권에선 현 상황을 돌파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 관계자도 이날 오후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익명을 요구한 그는 “정말 당이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바른정당과의 연대는 내부에서 난리고, 호남에서 지지율은 뚝뚝 떨어지고 있다”며 “대선 전 우려했던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패권정치가 지금 보인다면 우리 당이 파고들 지점이 있다. 그런데 호남 인사 중용, 대탕평의 정치를 잘 하는 상황에서 무조건적으로 비판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내년 지방선거가 걱정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선 이후 당이 내부적으로 잘 정리되는 모습이어야 지방 의원들도 불안해하지 않는데, 중앙당이 중심을 잡고 있지 못하니 민주당으로 복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며 “야당으로서 가만히 있자니 통합론이 나오고, 잘하고 있는 대통령과 민주당을 겨냥하자니 호남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으니 답답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당 출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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