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조성진, MC사업 포기할까…"사내분위기 어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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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조성진, MC사업 포기할까…"사내분위기 어수선"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7.04.13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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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MC(모바일)는 반드시 해야 하는 산업이다. 올해에는 모바일 부문에 많은 힘을 쏟겠다. 포기하지 않겠다."

조성진 LG전자(엘지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 취임 후 처음으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꺼낸 발언이다. 하지만 출시한 스마트폰 야심작 G6가 사실상 흥행 참패하면서 그의 이 같은 각오는 빛이 바랜 눈치다.

업계 일각에서는 조 부회장이 입장을 선회해 모바일 부문을 점진적으로 다른 사업본부와 통·폐합하거나 대폭 축소할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LG전자 내부 분위기도 어수선하다는 전언이다.

갤럭시S8 출시 前 시장 선점 노렸던 LG전자…'대략 난감'

LG전자는 2017년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G6를 전작 G5보다 약 한 달 빠른 시점인 지난달 10일 전격 출시했다. 경쟁사 삼성전자의 갤럭시S8이 나오기 전에 시장을 선점, 지난해 G5 판매 부진에 따른 모바일 부문 참패를 만회하겠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현재 LG전자는 대략 난감한 처지에 몰린 눈치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G6의 하루 평균 판매량은 3000대를 밑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출시되지 않은 갤럭시S8이 지난 7~12일까지 불과 6일 만에 72만8000대의 예약판매 실적을 거둔 것과 대조를 이룬다. G6가 시장 선점은 물론, 흥행에도 실패한 셈이다.

글로벌 시장 공략 역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LG전자는 지난 7일 버라이즌, 스프린트, AT&T, T모바일, US셀룰러 등 미국 5대 이동통신사를 비롯한 북미 11개 이동통신사를 통해 G6를 공식 출시했다.

LG전자에게 미국은 글로벌 시장 공략에 있어 최대 관심지다. 실제로 LG전자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3%대에 불과한 반면, 북미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012년 7.1%, 2014년 11.7%, 2016년 15.5%로 매년 상승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당초 업계 예상과는 달리 갤럭시S8 공개 행사 직후인 지난달 30일부터 곧장 북미에서 사전 예약판매에 돌입하면서, LG전자는 효자 지역인 북미 시장에서의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LG전자 G6가 갤럭시S8 출시 이후부터 판매에 고전할 수 있다. 초기 출시 효과를 극대화하지 않는다면 스마트폰 사업 자체를 근본적으로 고심해야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긴장하는 조성진…MC사업본부 소속 임원 퇴출시킨 모그룹
"대규모 구조조정, 조직 개편 등 소문으로 분위기 뒤숭숭"

▲ 전략 스마트폰 G6가 고전하면서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에 대한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의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 뉴시스

G6가 사실상 흥행에 참패했다는 분석이 업계 곳곳에서 제기되면서 조성진 LG전자 부회장도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한 눈치다.

조 부회장은 G6 출시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G6 판매량이 마케팅 비용을 넘어서 (모바일 부문이) 2분기에 흑자전환할 수 있을지 긴장하며 관망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그의 이 같은 기대와는 달리, LG전자 모바일 부문의 영업손실은 개선될 기미가 엿보이지 않는다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실제로 이날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LG전자의 올해 1분기 추정 영업손실은 350억 원 규모로,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353억 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급기야 LG전자는 조성하 부사장 등 모바일 부문을 담당했던 임원 4명을 지난달 31일자로 퇴출시켰다. G 시리즈 스마트폰의 잇단 참패로 모바일 부문의 적자 규모가 점점 커진 것에 대해 책임을 물은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LG그룹 차원의 조치일 공산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사내 분위기도 뒤숭숭하다는 전언이다. 임원 4명 퇴출이 모바일 부문 대규모 구조조정 또는 조직 개편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추측이 직원들 사이에서 돌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의 한 선임 연구원은 13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모바일 부문 인력의 타 사업본부 인력 재배치는 매년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 규모가 역대급일 거라는 말이 돈다"며 "게다가 임원들이 물러난 데 따른 불안감도 크다. VC(자동차 전장부품) 부문과의 통폐합 얘기도 있다. 전체적으로 어수선하다"고 전했다.

업계의 한 핵심 관계자도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LG전자는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모바일 부문에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그럼에도 G6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구조조정이 효과적이지 않았다는 방증"이라며 "2분기에 적자폭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추가적인 대규모 구조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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