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민심③호남]“박근혜 하야”…높아지는 문재인 선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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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민심③호남]“박근혜 하야”…높아지는 문재인 선호도
  • 군산=김인수 기자
  • 승인 2017.01.29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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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새 '안철수→문재인'으로 지지 기류 변화 감지…젊은 층선 이재명
선거연령 18세 '찬성'…"박근혜·최순실이 국민 욕쟁이 만들었다" 분노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군산 김인수기자) 

“이재명은 약속은 분명히 지키고 국민을 높이 사며 국민과 소통하는 시장이다. 대통령 되면 더 잘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이성재, 남, 27세)

“굳이 뽑으라면 이재명을 선택하겠다. 지금까지 공약을 내세워 실천한 사람이 이재명이다. 선거연령 18세 이상은 예전부터 했어야 했다. 의무와 권리 행사 측면에 더해 고령층에 대한 견제 차원도 있다.”(이성길, 남, 37세)

“문재인은 준비된 대통령으로서 대통령이 되면 힘없고 약한 서민들을 위해 열심히 일할 것 같다.”(이명복, 남, 57세)

“문재인을 지지한다. 지금까지 대통령을 하겠다고 나온 사람들을 보면 표를 얻으려고 모두가 서민이라고 한다. 국민들이 바보냐. 문재인이 지금의 참혹한 현실을 바꿀 최적 인물인 것 같다.”(이순애, 여, 63세)

“안철수를 지지한다. 안철수가 정치를 잘 할 거라고 생각하는 것 보다, 그래도 기존의 정치인보다는 정치의 썩은 물에 덜 물들었다. 18세에게 선거권은 당연하다. 고등학생들의 정치 수준이 60대 이상 노인들보다, 나아가 기성 정치인들보다도 훨씬 밝다.”(강철기, 남, 63세)

지지율 32.29% vs. 43.12%.

더불어민주당 vs. 국민의당이 군산에서 얻은 지난해 총선에 성적표다. 도·시의원도 7 vs. 19로 국민의당이 앞도적 우세를 보이고 있다.

호남은 그동안 민주당의 텃밭이라고 할 정도로 민주당이 강세를 보였었다. 그러나 지난해 4·13 총선 때 새정치민주연합이 더불어민주당(더민주)과 국민의당으로 분열되면서 구 민주당의 적장자라고 할 수 있는 더민주는 호남에서 참패를 당하며 그 세가 급격이 쪼그라들었다. 그 자리를 안철수 전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당이 대신했다.

그렇다면 지난해 총선 후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현재는 어떨까?

호남의 정서가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에서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로 기류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시사오늘>이 올해 대선을 앞두고 설날 호남민심을 알아보기 위해 설날 당일인 지난 28일 전라북도 군산을 찾아 지역민들의 민심을 들었다.

▲ 호남민심이 1년 전과 다른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의 지지세가 확대되는 분위기로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사진은 귀성객들이 지난 28일 귀경길에 오르기 전 군산의 대표적인 수산시장인 군산시수산물종합센터에서 수산물을 사고 있는 모습. ⓒ시사오늘

국민의당 지지 보냈지만 더민주 향수에 목말라

군산시민들은 기존 정치인들에게 신물이 난다며 국민의당에 지지를 보내고는 있지만 아직 더민주에 대한 향수에 목말라 있는 듯해 보였다.

군산은 지난 20대 총선 때 이 지역 유일한 더민주 소속 국회의원이던 김관용 의원이 국민의당으로 옮기면서 더민주 소속 국회의원은 없다.

1년 전, 호남의 적장자로 불리는 더민주가 국민의당에 힘을 못 썼던 이유는 무엇일까?

군산 시민들은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를 꼽는다. 지난해 20대 총선 당시 했던 약속을 지키지 않았던 것을 가장 큰 이유다.

“호남이 도와주지 않으면 정계 은퇴할 것이다.” 문재인 전 대표의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문 전 대표는 이 말에 대해 호남을 선거에서 전략으로 이용했다는 해명을 하면서 후폭풍을 맞았다.

결국 호남인들의 문 전 대표 대한 거부감에 분노를 넘어 그의 호남비하·무시발언으로 이어지면서 외면을 받은 것이다.

강철기(남, 63세) 씨는 “문재인은 그만 물러나야 한다. 호남에서 표가 나오지 않으면 정치를 그만두겠다고 분명 공약했다”면서 “그런데 아직도 미련을 못 버리고 대권에 나선다면 국민을 우롱하는 것밖에 안 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을 본 받아라”라고 쓴소리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국민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한 것을 인정하고 이번 대권 행렬에서 스스로 물어났다.

이어 “안철수를 지지한다. 안철수가 정치를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보다는 그래도 정치의 썩은 물에 덜 물들었기 때문”이라면서 “도둑질했던 x은 도둑질 하는 법을 알기 때문에 또 도둑질을 한다. 국민들이 얼마나 정치인들에 당했으면 정치보다는 청렴한 인재를 선호하는 가를 알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민주당의 텃밭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대표주자격인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지지는 여전했다. 아니, 우세 쪽으로 기우는 여론의 목소리가 높았다. 최순실게이트 문제 해결 적임자로 꼽힌 것에 더해 호남인들에게 사과한 것이 호남인들의 마음을 돌리는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를 지지한다는 강철기 씨의 말을 옆에서 들은 한 시민은 강 씨의 말에 응수했다.

이순애(여, 63세) 씨는 “도대체 안철수가 그동안 한 것이 무엇이냐. 무슨 문제가 있었을 때 명확히 말한 적이 있느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대통령을 하겠다고 나온 사람들을 보면 국민들에게 인기를 얻으려는 말만 한다”면서 “하지만 문재인은 그동안 서민을 위한 여러 행동들을 했을 뿐 아니라, 지금의 참혹한 현실(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을 바꿀 최적의 인물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명복(남,57세) 씨도 “문재인은 준비된 대통령으로 판단한다. 대통령 되면 서민을 위해 열심히 일할 것 같다”면서 “또 이번에 호남민들에게 미안하다며 호남을 일으켜 세우겠다는 말까지 했다. 한 번 더 기회를 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젊은 층에선 사이다 이재명 ‘선호’

젊은 층에서는 사이다 발언으로 국민들의 막힌 곳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이재명 성남시장에 대한 지지자도 눈에 띄었다.

이성길(남,37세) 씨는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는 않지만 굳이 지지하는 대선주자를 꼽으라면 이재명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이 씨는 “지금까지 공약 앞세워 그 어느 누가 실천하는 사람이 있었는가. 그나마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사람이 이재명이다”고 설명했다.

이성재(남,27세) 씨도 “이재명 시장만큼 국민들과 소통하는 정치인을 찾아봐라. 시민들이 자기 집무실에 들아 와서 사진도 찍고 그런 것을 허락하는 시장이 있는가”라면서 “그는 국민을 높이 사는 사람이다”라고 역설했다.

또 “본인이 말한 것은 분명히 지키는 시장이었다. 전국 시도 국민행복지수도 최상위권이다”라며 “그가 대통령이 된다면 그 만큼 더 잘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의무 주어졌으면 권리도…선거연령 18세는 당연

선거연령 18세 하향에 대해서는 찬성하는 분위기가 대세를 이뤘다.

이성길 씨는 “선거연령 18세 이상은 예전부터 했어야 했다. 18세가 되면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등 할 수 있는 여건이 부여되는데 투표할 권한을 지금까지 주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이어 “또한 고령층에 휘말리는 정치를 어느 정도 견제도하며 지역감정도 완화할 수 있는 기대감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명복 씨도 “18세라면 올바른 판단이 가능한 나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들은 인터넷 등을 통해 각종 정보를 접하고 있어 깨어 있는 사고를 가질 수 있는 나이”라면서 “어쩌면 부모들보다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 선거권 주는 것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강철기 씨도 “선거연령 18세 조정은 당연하다. 18세면 고3이다. 고등학생들의 정치 수준이 60대 이상 노인들보다, 나아가 기성 정치인들보다도 훨씬 밝고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당연히 참정권을 줘야 한다”고 일갈했다.

“이러려고 대통령 했나 자괴감? 그럼 빨리 내려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로 심한 욕설을 퍼부으며 국정농단에 대한 격앙된 민심을 그대로 표출했다.

이성길 씨는 “최순실 씨가 자신의 죄 값에 맞는 처벌을 받아, 대한민국이란 나라에도 민주주의가 살아있다는 걸 보여줘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이런 엄청난 일을 벌인 것에 대단하다는 말밖에 안 나온다”고 비꼬았다.

이명복 씨는 “국민을 속인 최순실을 용서할 수 없다. 우리는 두명의 대통령을 모신 것이나 다름 없지 않은가. 최순실은 박근혜에게 지시를 내리는 대통령, 박근혜는 그 지시를 행동으로 이행하는 대통령, 이게 말이 되는가”라고 한탄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박근혜를 조준해서 수사해야 한다”면서도 “최순실은 헌재에 가서도 소리를 질러가며 억울하다고 표현하는데, 국민 몇 천만 명이 억울한 것은 안 보이는가. 이 사건은 대한민국이 나라가 아니라는 것을 전 세계에 알려준 것이나 다름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강철기 씨는 “(최순실 씨가) 국민을 욕쟁이로 만들었다. 뉴스만 보면 화가 치밀어 욕이 저절로 나온다”면서 “이에 동조한 박근혜 대통령을 둔 이 나라 국민으로서 창피하고 부끄럽다.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런 대통령을 뽑을 바에는 차라리 미국처럼 땅콩 장수가 나와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고 외친다면 그 사람에게 한 표를 던져줄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서민들은 몇 천원 또는 빵 한 조각을 훔치면 감옥에 가는데, 왜 수백억 수천억 원을 도둑질한 사람들은 며칠 후면 풀려나냐”면서 “이런 부분을 개혁할 줄 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성재 씨는 “이번 사건은 최순실보다 대통령을 먼저 조사해야 한다. 박 대통령은 직무정지 중에 기자회견, 인터뷰 등 국민의 세금으로 국민을 호도하는 변명에만 여념이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세월호로 수백 명이 희생됐는데, 언제 일어났는지도 모르고, 당시 7시간에 대한 해명도 없다”면서 “별의별 변명을 다하면서 ‘이러려고 대통령 했나 자괴감이 든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빨리 내려오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하야를 촉구했다.

담당업무 : 산업2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借刀殺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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