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고속 승진' 약될까 독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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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고속 승진' 약될까 독될까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7.01.16 1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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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행보 늘리며 '지창훈 지우기' 본격화…대내외 환경 악화와 검증 부족 '약점'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의 고속 승진이 업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한진그룹은 젊고 역동적인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불안한 시선을 거두기에 물음표가 따른다는 지적이다. ⓒ 대한항공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의 고속 승진이 업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총괄 부사장으로 오른 지 1년 만의 승진인데다, 그룹사 안팎으로 부정적인 이슈들이 산재했음에도 오너가 장남인 조 사장의 경영권을 강화한 조치기 때문이다.

한진그룹은 젊고 역동적인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불안한 시선을 거두기에 아직까지는 물음표가 따른다는 지적이다. 조 사장이 자신만의 경영 성과를 딱히 보여준 것이 없는 상황에서 지창훈 전 사장의 빈 자리를 대신한다는 부담감도 무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조원태 사장은 지난 11일 자로 대한항공 사장직에 오른 이후 사내 노조와의 미팅을 가진 데 이어 프로배구 대한항공 점보스의 구단주를 맡는 등 대내외 스킨십을 늘려가며 본격적인 경영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조 사장은 이번 승진으로 대한항공을 아버지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부자(父子) 2인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하게 돼, 실질적인 수장으로서의 역할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지금까지 지창훈 전 사장의 도움 속에서 경영 수업을 받았다면 이제부터는 대한항공의 전면에서 나서 자신의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주어진 것이다.

조 사장은 우선 취임사를 통해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안전과 서비스를 최우선으로 하는 동시에 원가 절감 등을 통한 경영 혁신을 이뤄갈 뜻을 내비쳤다. 이에 발맞춰 회사의 약점으로 지적받는 노사 관계의 회복을 위한 첫 발걸음도 뗐다. 비록 단순한 미팅이었지만 사장 승진 후 첫 행보가 노사 관계 개선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조 사장의 부임 첫해인 올 한해 항공업계 경영 환경이 녹록치 않다는 점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앞서 조 사장은 지난해 총괄부사장으로서 지 전 사장과 함께 3분기 누적 9425억 원의 영업이익과 851억 원의 순이익을 내는 등 대한항공의 경영 호조세를 이끈 바 있다. 이는 2015년도 8831억 원의 영업이익을 넘은 수치인데다 5630억 원에 달했던 손실도 흑자로 전환시킨 것이라 더욱 눈에 띈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에는 지난해 저유가 기조와는 정반대로 환율, 유가 모두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외환손의 손실폭 증가 소식과 원가 절감 노력의 제한 등이 연일 대두되고 있어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최근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움직임마저 거세지면서 여행객 수요 이탈이 우려, 자칫 지난해 1조 원의 영업 이익을 달성했을 것이라는 반가운 분석에도 찬물을 끼얹고 있는 형국이다.

이와 함께 조 사장이 그간 오너가 장남이라는 특혜 속에 고속 승진을 해왔다는 점에서도 경영 능력 자체에 대한 의문 해소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문 경영인의 자리를 대신해야 할 조 사장에 대한 검증이 호의적이거나, 부족했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데 일례로 막말 논란 등의 구설수에 휩싸인 바 있어 경영 상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또 조 사장이 한진그룹 계열사 11곳의 대표이사, 이사를 맡는 등의 문어발식 경영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제기되면서, 경영 집중도가 떨어져 자칫 대한항공 운영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경우 부채비율 증가에 따른 신용등급 하락과 조종사 노조 파업 등에 따른 서비스 하락 등의 우려가 상존한다"며 "여기에 오너 3세가 경영 전면에 나서 능력을 검증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줄 새판짜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데 이러한 노력이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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