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파업]귀족 노조?…3년차 근로자, “고임금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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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파업]귀족 노조?…3년차 근로자, “고임금 아니다”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6.09.26 1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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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근해야 생계 유지되는 구조…"불확실한 경기 상황 속 기본급 인상 필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정문 전경. ⓒ 뉴시스

현대자동차 노조의 전면파업으로 귀족 노조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정작 근로자들은 생계와 직결된 투쟁을 부정적으로만 여론몰이하는 것 같아 아쉽다는 반응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이날 8시간 전면파업에 들어갔으며, 다음날인 27일부터는 6시간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를 두고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현대차 노조의 명분없는 파업이 경기 회복은 물론, 수많은 협력 업체들에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파업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실제로 지난 3개월간 반복된 노조 파업으로 피해액만 2조20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어, 현대차 노조를 이른바 귀족 노조라 비난하는 여론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하지만 현대차 근로자들의 속사정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전면 파업에 동참한 현대차 근로자는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외부에서는 현대차 근로자라 하면 무조건 고임금인 줄 알고 있지만 정작 현실은 부품 하청업체인 만도나 현대모비스보다도 조건이 안 좋다"며 "특히 특근 등의 잔업이 없으면 월 200만~300만 원을 받기 힘든 실정"이라고 밝혔다.

자신을 3년차라고 밝힌 이 근로자는 "기본급 160만 원에 특근 등을 해야지만 수당이 붙어 200만 원 중반 대의 월급을 받을 수 있다"며 "언론에 나온 현실은 현대차 근로자들 대부분이 많이 받는 것처럼 보이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대기업이 근로자들에게 돈을 퍼주겠냐"고 말했다.

이어 "20년 넘은 사람들의 경우에도 수당이 쎈 것이지 기본급은 220만 원 정도"라며 "상황이 이렇다보니 근로자들은 특근 수당을 받기 위해 주말에 일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최근 경기 악화로 특근마저 많이 줄어든데다 회사에서는 실적이 좋아도 협상 테이블에서는 죽는 소리하는게 다반사다 보니 근로자들 사이에서도 기본급 인상을 더욱 중요시하게 됐다"며 "근로자 대부분이 파업으로 인해 회사나 본인이나 손해가 크지만 당장의 피해에 목매다는 것보다는 이번 임단협에서 기본급이라도 올리는 게 맞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업계는 현대차 노조가 이번주 내내 고강도 파업을 예고한데다 집행부 입장에서는 한 차례 잠정합의안 부결로 인한 노조원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상황이라 정공법을 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파업 진통은 물론 올해 임단협 협상이 최대 분수령을 맞게 될 것이라 후문이다.

실제로 앞서 통화한 근로자는 "집행부가 이번 협상에서도 회사가 제시한 안에 대해 근로자들의 입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가는 자리에서 내려와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며 "노조원 모두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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