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큰 별 지다…'식초전도사' 박승복 샘표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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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큰 별 지다…'식초전도사' 박승복 샘표 회장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6.09.25 0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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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 박승복 샘표식품 회장 ⓒ샘표

박승복 샘표식품 회장이 지난 23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5세다.

박승복 회장은 샘표식품 창업주인 박규회 회장의 장남으로 지난 1922년 함경남도 함주에서 태어났다. 함흥공립상업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식산은행(현 한국산업은행 전신)에서 25년간 근무했으며, 지난 1965년부터 재무부 기획관리실장, 국무총리 정무비서관, 초대 국무총리 행정조정실장을 역임했다.

초대 국무총리 행정조정실장을 역임하며 주민등록번호 제도 도입, 소양강댐 준공, 세종문화회관 설립, 한국민속촌 민자유치 건립승인 등 1960~1970년대 정부의 주요업무를 추진했다.

지난 1976년 샘표식품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에는 ‘내 식구들이 먹지 못하는 음식은 만들지도 말라’는 선친의 가르침을 이어받아, 정직과 신뢰를 바탕으로 식품업 본연의 가치인 ‘품질’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박 회장은 세계 최고 품질의 간장을 만들겠다는 바람으로 지난 1987년 당시 단일 품목 설비시설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간장 공장을 짓기도 했다.

박 회장은 온화한 성품이면서도 원리원칙을 지키는 데는 철저했다. 지난 1985년 한 방송국에서 불법으로 간장을 만들어 파는 현장을 방영한 뒤 소비자들이 해당 기업을 샘표로 오해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박회장은 TV 광고에 직접 출연해 “샘표는 안전합니다. 마음 놓고 드십시오. 주부님들의 공장 견학을 환영합니다”라며 오해를 불식시켰다.

또한 그는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매일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함께 식사하며 대화를 나누고, 매 분기마다 전직원 앞에서 회사 경영현황을 설명하며 직원들과 신뢰를 쌓아갔다. 박 회장은 아픈 직원을 직접 병문안 하는 등 직원에 대한 사랑도 각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설립을 먼저 권유한 것도 박승복 회장으로 샘표는 지금까지 단 한차례의 노사분규도 없었다.

평소 근검절약을 몸소 실천하면서 달력 뒷면과 이면지를 활용해 메모지로 이용했으며, 자신이 타던 10년된 자동차를 장남인 박진선 사장에게 물려줘 40만㎞를 타고서야 바꿨다는 일화도 있다.

박 회장은 매일 하루 세 번 식후에 식초를 마시면서 ‘식초전도사’라는 별칭까지 생겼다. 그는 마시는 식초 시장을 개척한 선구자로, 누구라도 일상에서 손쉽게 건강법으로 식초를 활용할 수 있도록 흑초음료 ‘백년동안’을 개발하기도 했다.

40여년을 경영 일선에서 활동한 박 회장은 별세 전까지 다양한 사회활동을 펼쳤다. 박 회장은 한국상장회사협의회 회장, 한국식품공업협회 회장,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부회장 등을 지내면서 국내 식품산업 및 중견기업 성장에 기여했다는 평을 받는다.

박 회장은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금탑산업훈장, 국민훈장 목련장,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상, 한국의 경영자상, 국민훈장 모란장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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