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後②]IPTV, 불법경품 제공 여전…각종 꼼수도 판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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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後②]IPTV, 불법경품 제공 여전…각종 꼼수도 판쳐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6.08.26 1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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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국정감사 시즌이 돌아왔다. 국감은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정부투자기관, 그리고 국감이 필요하다고 판단된 기타 기관, 기업 등을 상대로 국회가 국정 전반에 관한 조사를 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보통 부정부패를 저지르거나 비리 의혹에 휩싸이는 등 사회적 논란을 야기한 기관·기업을 향해 국민을 대신해서 꾸짖고 시정을 요구한다. 하지만 국민들의 호된 회초리를 맞았음에도 그저 그때뿐인 기관·기업들이 상당히 많다. 국감 현장에서만 잘못했다며 고개를 숙이고는 국감이 끝난 뒤에는 시정을 위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는 것이다. <시사오늘>은 '국감 그 이후' 기획에서 이 같은 기관·기업들의 작태를 들춘다.

2015년 최민희, "IPTV 시장 불법경품, 유료방송시장 왜곡"

▲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국민의 호된 회초리를 맞았음에도 IPTV 3사가 불법경품을 미끼로 가입자들을 늘리고 있다 ⓒ 각 사, 대리점 인터넷 홈페이지 캡처

IPTV 사업자들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불법경품을 통한 가입자 유치에 대해 시정은 커녕 각종 꼼수를 동원하면서까지 여전히 판치고 있는 것으로 <시사오늘> 취재결과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전 의원은 지난해 19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LG U+(엘지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에스케이브로드밴드), KT(케이티) 등 IPTV 사업자들이 고액의 현금과 상품권을 앞세워 가입자를 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최 전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 IPTV 3사(社)는 평균 30만 원의 현금뿐만 아니라 평균 10만 원의 상품권을 제공하며 가입자 유치에 열을 올렸다.

2014년 8~12월까지 TPS상품(방송+인터넷+전화 결합상품) 기준으로 최 전 의원실이 분석한 결과 LG U+가 평균 35만 원, KT 28만 원, SK브로드밴드 26만 원 상당의 현금을 가입자 경품 명목으로 지급했다. 또한 상품권의 경우 SK브로드밴드 평균 15만 원, LG U+ 10만 원, KT 6만 원 순이었다. 특히 LG U+는 현금과 상품권을 더해 50만 원 가량의 경품을 제공한 사례도 있었다.

이에 대해 최 전 의원은 "우리는 이미 신문시장이 과도한 불법경품으로 혼탁해져 여론 다양성이 훼손되고 신문산업의 사양화를 앞당긴 것을 목격한 바 있다"며 "방송환경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데, 그 변화가 방송이 아닌 불법경품 등 다른 요소로 인한 것이라면 방송산업의 미래도 어두울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그해 8월 인터넷 단품 가입 시 19만 원, 인터넷·IPTV 결합 시 22만 원, 인터넷·IPTV·인터넷 전화 결합 시 25만 원을 초과하는 경품을 지급할 수 없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바 있다.

2016년 LG·SK·KT, 최대 70만 원 상당 경품 지원 '여전'

▲ SK브로드밴드 IPTV 결합상품에 가입한 A씨가 본지에 제보한 문자 사진. SK브로드밴드는 사은품으로 현금 전환이 가능한 OK캐시백 포인트를 제공했다 ⓒ 시사오늘

하지만 국회의 이 같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IPTV 3사는 여전히 현금, 상품권, TV 등 고가의 경품을 이용해 가입자를 끌어 모으고 있는 것으로 <시사오늘> 취재결과 확인됐다.

최근 방송업계에 따르면 IPTV 3사는 최소 10만 원에서 최대 70만 원 상당의 경품을 가입자들에게 불법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들 3사는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당국의 시장조사를 피하기 위해 현금, 상품권, 물품 등 현물 대신 현금화 할 수 있는 쿠폰, 마일리지 등을 가입자들에게 제공하는 꼼수를 부리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SK브로드밴드 IPTV 결합상품에 가입한 A씨(40대 남성)가 <시사오늘>에 제보한 내용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는 가입 사은품으로 OK캐쉬백 적립금 총 37만 원을 A씨에게 넘겼다.

OK캐시백 적립금은 현금 전환이 가능한 SK그룹 계열사의 포인트 제도다. SK브로드밴드 측은 A씨의 명의로 OK캐시백 포인트를 적립한 이후 "[SKB]적립확인 및 현금전환은 OK캐시백 홈페이지나 전화로 문의 바란다"며 현금화를 유도하기도 했다.

IPTV 3사가 국감 이후 개선을 하기는커녕 불법행위를 더욱 자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업체 간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고, 서비스 품질 하락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국회 미방위 소속 야권 의원의 한 보좌관은 26일 기자와 통화에서 "가입자 입장에서는 고가의 경품을 받는 게 당장의 이익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불법경품은 전체 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며 "경품을 제공하는 사업자를 보면 관계당국에 민원을 제기해야 한다. 또한 정부는 공정한 IPTV 시장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IPTV 3사 관계자들은 이날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특판이나 대리점에서 가입자들에게 경품을 제공하는 것을 일일이 감시·관리·감독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일부 업체의 경우 판매장려금(리베이트) 명목으로 각 대리점에 건당 최대 50만~60만 원 가량의 자금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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