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도시관리공사 간부 성추행과 정직 1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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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도시관리공사 간부 성추행과 정직 1개월
  • 김인수 기자
  • 승인 2016.08.26 10:1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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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고양시의 성범죄 대처는 '요란한 빈수레'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인수기자)

성추행에 대한 징계가 고작 정직 1개월이라니…. 고양도시관리공사에서 벌어진 일이다. 공공기관의 간부(50)로 알져지면서 인터넷에서는 비난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떠들썩했던 조사 과정과 결과가 너무도 다르다는 것이다. 인사위원회는 사안의 중대성을 알고 조사 초기에는 주말에도 해당 간부를 불러 조사하는 모습을 보이며 강력한 징계를 예고하는 듯했다.

임태모 고양도시관리공사 사장도 지난 22일 “피해 여직원의 추가 피해를 막고, 재발 방지를 위해 보강조사를 한 뒤 법과 규정이 정한 범위 내에서 가장 엄중한 처벌을 내릴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앞서 최성 고양시장은 이달 초 전 직원을 대상으로 “성희롱·성매매·성폭력·가정폭력 등 4대 폭력에 대해 최고 강도의 조처를 하겠다”고 선언했었다. 때문에 강력한 징계가 예상됐었다. 하지만 결과는 고작 정직 1개월로 끝났다. 빈수레가 요란했던 것이다.

성추행 사건은 이렇다. 지난 2014년 6월 30대 미혼의 계약직 여직원과 단둘이 있는 사무실에서 한차례 껴안았고, 이듬해 8월에도 신체적 접촉을 시도하다 여직원의 거부로 실패했다. 이 간부는 평소에도 성적인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간부는 이번 조사과정에서 이같은 사실을 대부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도 인사위원회에서 25일 내린 징계는 정직 1개월.

특히 해당 간부는 2014년 6월 20일 도로공사 업체 관계자들로부터 유흥주점에서 향응을 받다 시에 적발돼 감봉 3개월의 경징계를 받기도 한 인사다.

당연히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품위단정 하셔야 할 양반이 솔선수범해서 하면 안되는 걸 보여주셨는데”, “이건 옷벗어야하는 각인데”, “고양시 실망이다”, “정직 한달? 시늉만 하는거네”, “사안이 중차대하므로 정직 1개월 ㅋㅋ” 등 비난일색이다.

고양시의회에서도 들고 일어났다. 김미현 고양시의원은 25일 성명을 통해 “공직자 10대 청렴 행동수칙을 선포한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25일 오전, 부하 여직원을 성추행한 고양도시관리공사 간부에게 정직 1개월의 솜방망이 징계가 내려졌다”고 비판하면서 이 간부의 해임을 촉구했다.

고양시 공무원들의 성 관련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공무원 2명이 성매매·성희롱 사건에 연루돼 각각 파면과 직위해제 됐다.

덕양구청 소속 8급 공무원 A(28)씨는 지난 5월 14일 오후 10시께 채팅을 통해 알게 된 여고생을 일산동구 지영동의 한 공원에서 성매매를 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20만원을 주기로 하고 성매매를 한 뒤에는 5만원만 지급했다. 여고생이 나머지 15만원을 달라고 하자 지난 7월 21일 여고생을 불러내 욕설을 하고 주먹으로 배를 때리기까지 했다.

A씨는 공무원으로서의 지질도 문제가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2년 전 9급 공무원에 입사한 뒤 근무태도 불량, 여직원 폄하 등 여러 차례 문제를 일으켜 경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고양시는 지난 1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A씨를 파면 조치했다.

동장 B(56)씨는 주민센터에서 근무하는 여직원에게 상습적으로 성희롱을 하다 직위해제 됐다. B씨는 2015년 7월부터 여직원에게 여러차례 음담패셜과 신체접촉 등 성희롱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고양시는 B씨에 대해 중징계를 경기도에 요청했으며, 다음달 인사위원회가 열릴 예정이다.

고양시는 지난해 ‘여성친화도시’로 지정됐다. 우스갯소리로, 여성친화를 여성을 성적으로 친하게 받아들이라는 것으로 생각한 것일까?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현실이다.

고양시에서 잇따른 성범죄가 발생하자 최성 고양시장은 지난 1일 성 범죄와 관련, ‘원 스트라이크 아웃’을 적용해 중징계를 약속했다. 1개월 정직을 중징계로 받아들여야 하나?

일이 터지고 시끄러우니까 일단 입막음부터 하자라는 것인지 묻고 싶다. 요란한 빈수레식의 성범죄 대처, 더 이상은 안 된다.

담당업무 : 산업2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借刀殺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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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2016-08-26 11:04:29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닙니다.
도덕성이 매우 중요한 덕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