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위해물질 검출…언론 피하는(?) 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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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위해물질 검출…언론 피하는(?) LG전자
  • 김인수 기자
  • 승인 2016.08.22 15: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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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고객 만족' vs. '쉬쉬'…대기업의 '이중성'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인수기자)

▲ LG전자가 자사의 가전제품에서 잇따른 위해물질 검출과 관련해 언론을 회피하려는 뉘앙스를 보이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인터넷커뮤니티

LG전자에서 판매하는 가전제품에서 잇따라 위해 물질이 검출되고 있으나 정작 LG전자 측은 해명조차 피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어 또 다른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해당 소비자의 양해를 구하지도 않고 일방적인 행동을 취하며, 공식적인 사과도 하지 않고 있다.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22일 <시시오늘>은 LG전자 측에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전화 자체를 받지 않고 있다. 기자가 알아본 결과 여러 매체도 LG전자 측과 통화가 불발된 것으로 파악됐다.

언론의 취재를 통해 새로운 사실이 알려질까 염려해서인지, 아니면 아예 무대응으로 알 권리조차 차단하려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문제를 덮으려는 듯한 뉘앙스를 보이는 행동은 분명 논란거리를 확산시킬 우려가 있어 보인다.

최근 한 매체에 따르면 LG전자의 얼음정수기 물에서 검은색 솜조각처럼 보이는 이물질이 나왔다. 이 이물질은 다른 국가공인 연구기관에서 검사한 결과 곰팡이 균사체로 보인다는 소견이 나왔다. 담당기관은 “장마철 벽지 등에서 볼 수 있는 곰팡이로 의심된다”고 설명했다.

곰팡이로 오염된 식수를 섭취할 경우 발열, 구토, 복통 등을 동반한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실제로 해당 정수기 물을 마신 신고자의 70~80대 노부모와 어린 조카들은(3살, 5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복통과 설사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기까지 했다.

문제는 LG전자 측의 태도다. 신고자가 요구하지도 않았는데 새 모델 정수기를 설치해주면서 문제의 정수기를 수거하려 했다는 것. 당연히 신고자는 강하게 반발했고, LG전자 서비스센터 직원들은 철수했다.

여기에 더해 LG 전자 측은 유선상으로 새 모델 교체(1년 무상), 기존 계약 해지(2년간 렌탈비 반환), 그리고 합의금 50만원을 제시했다. 하지만 신고자는 합의를 거절했다.

신고자가 요구한 것은 정식 사고와 리콜 등 합리적인 조치였다. 혹시 모를 다른 피해자를 위해서 였던 것이다.

LG전자 측은 최근 자사의 정수기 제품에서 곰팡이 균사체로 보이는 검은 물질 검출과 관련해 “고객서비스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객의 의견을 듣지 않은 채 일방적인 행동을 취하고서는 ‘고객서비스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7월 LG전자 공기청정기 제품의 항균필터에서 OIT(옥틸이소티아졸론)가 함유된 것으로 밝혀졌을 때도 똑같은 말을 했었다.

당시 LG전자는 자사의 홈페이지에 ‘고객 만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공지를 했다. 이 공지는 지금도 홈페이지에 게재돼 있다.

OIT는 가습기 살균제에 들어간 클로로메탈이소티아졸리논(CMIT) 계열의 성분으로, 유독물질로 지정됐다.

기업들은 앞에서는 ‘고객’을 표방하면서도 문제가 생겼을 때는 대부분이 물질적인 보상으로 덮으려 했던 사례가 많았다. 이미지 제고를 위해서다. 대기업이라는 이름을 달고 판매한 제품에 문제가 생긴다면, 자사 이미지에 크나큰 상처를 입을 게 뻔하기에 그랬던 것이다.

소비자들이 비싼 대가를 치루더라도 대기업 제품을 선호하는 것은 단 하나, ‘믿음’ 때문이다. 그런데 그 믿음이 깨진다면 엄청난 타격은 불보듯 뻔하다. 그래서 쉬쉬하며 덮으려는 것이다.

지난 7월 코웨이도 자사의 얼음정수기 제품에서 발암물질인 ‘니켈’이 나온다는 사실을 1년 전에 이미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은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결국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기 어려울 정도로 파문은 일파만파 확산돼 소비자의 신뢰를 땅에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오고 말았다.

고객 존중은 곧 기업의 생명이나 다름 아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기업들이 ‘고객’을 앞세운다.

LG전자도 홈페이지 기업소개에서 ‘LG 고유의 기업문화인 LG WAY는 경영이념인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와 ’인간존중의 경영‘을 LG 행동방식인 정도경영으로 실천함으로써….’라고 밝히고 있다. LG전자는 곳곳에서 ‘고객 만족’을 외치고 있는 것이다.

고객 만족은 기업에 소비자(고객)가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추는 것이다.

담당업무 : 산업2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借刀殺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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