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토크]"안철수 욕심 버려야 국민의당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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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안철수 욕심 버려야 국민의당 생존"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6.02.02 1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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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帝政'…국민의당 미래는 안철수에게 달렸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국민의당 PI ⓒ 국민의당 인터넷 홈페이지 캡처

국민의당이 2일 오후 2시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중앙당 창당대회를 개최한다. 국민의당 지도부는 창당대회를 수도권이 아닌 대전·충청권에서 개최함으로써 전국 정당의 면모를 보여주겠다는 심산이다.

하지만 자신만만한 지도부 태도와는 달리 당내에는 침울한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시사오늘>은 지난 1일 3인의 국민의당 관계자를 만나 이 같은 내부 분위기를 엿볼 수 있었다.

세 사람의 면면을 간략히 소개하자면, A는 국민의당 핵심 인사 J 의원의 보좌관, B는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당에 입당한 당직자, C는 무소속 천정배 의원과 함께 최근 국민의당에 합류한 인사다.

이날 오후 12시 점심 식사 때 반주로 시작한 이들과의 술자리는 다음날(2일) 새벽 3시까지 이어졌다. 한숨과 술잔 부딪히는 소리만 오갔다. 웃음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

A, "교섭단체 구성 실패, 쓸 만한 사람은 없고…"

-국민의당 중앙당 창당대회가 내일(2일) 있다.

C- "(헛웃음을 치면서) 중앙당 창당대회, 그거 제대로 준비도 안 되고 있다. 지금 국민의당은 대혼란이야, 대혼란."

A- "대혼란까지는 아니고, 교섭단체 구성에 사실상 실패했으니까 분위기가 좋지 않은 건 사실이다. 중앙당 창당대회 전에 20명을 채웠어야 했다. 구정 전까지 남은 3명을 확보하기 위해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C- "원래 목표는 25~30명이었다고 들었다(고개를 끄덕이는 A). 그 정도 의석은 확보해서 교섭단체를 구성해야 나중에 공천이라든지, 알력 싸움에서 밀려난 의원들이 돌발적으로 당을 나가도 안정적이라는 판단에서였다."

B- "일단 최재천 의원은 무조건 들어오는 거고, 박지원 의원이 가세하는 게 관건 아닌가."

A- "(손을 절래 절래 흔들면서) 아니다. 그 문제는 좀 복잡하다. (소주를 한잔 들이키더니) 안철수 의원과 김한길 의원 간에 두 사람이 들어오는 것에 대해 약간 의견 충돌이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의견 충돌이 있나.

A- "정확한 건 잘 모른다. 최 의원의 경우에는 결국엔 합류하리라 본다. 다만 그가 국민의당에 들어와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 부분에서 안 의원과 김 의원의 포인트가 안 맞은 것 같다. 박 의원은 본인이 무소속으로 가겠다고 하지 않았느냐."

C- "박 의원이 아니면 정동영 전 의원이라도 모셔 와야 한다. 그러면 설전에 교섭단체 구성을 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거다."

B- "그럴 거면 천정배 의원이 이번에 제대로 해야 된다. 지금 외곽에서 눈치를 보는 사람들, 그리고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려다가 잔류 선언을 한 인사들은 모두 국민의당의 내부 분위기를 이미 파악하고 입당을 꺼리고 있는 거다."

-내부 분위기가 좋지 않은가.

B- "(한숨을 내쉬면서) 내가 국민의당에 들어와서 보니까 '안철수 사당화' 이야기가 괜히 나온 게 아니더라. 이번에 공동대표가 되는 천 의원이 그걸 어느 정도 깨지 않으면 국민의당은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다."

A- "'새정치'라는 비전을 제대로 제시하는 게 중요했는데 사람 모으는 일에 치중하다보니 그 부분이 미흡했다. 그럼 사람은 제대로 모았느냐. 그것도 아니다. 창당준비위 가동 초반에 정말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왔었다. 하지만 그중에 쓸 만한 인재들은 찾기 어려웠다. 지금은 더 어렵다. 인재풀이 이렇게 바닥일지 몰랐다. 나는 교섭단체 구성은 이미 물건너 갔다고 생각한다."

C, "나는 천정배 만류했어, 수레가 이미 기울어있었다"

B- "안철수-김한길 의원이 서로 조금씩 내려놓으면 잘 굴러갈 것 같은데. 쉽지 않아 보인다."

C- "'천정배 역할론'이 당내에서 대두되고 있긴 하다. 그런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솔직히 나는 천 의원의 국민의당 합류를 만류한 사람이다. 이미 국민의당의 수레는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봤다."

-수레가 한쪽으로 기울었다는 게 어떤 의미인가.

B- "(술을 들이키면서) 자리가 없다는 말이지."

C- "이미 안 의원과 김 의원 사람들이 요직을 다 꿰차고 있다는 의미다. 원래 안 의원은 천 의원과의 통합을 꺼려했다. 가뜩이나 더민주당을 탈당한 호남파들과 티격태격하고 있는데, 천 의원의 존재는 안 의원에게 마뜩찮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당 지지율이 떨어지고 하니까 어쩔 수 없는 거고, 천 의원 입장에서도 정치 공학적으로 봤을 때 어쩔 수 없이 국민의당에 입당한 거다."

B- "권은희 의원도 그 기울어진 수레 때문에 눈치 보다가 나중에 들어온 거 아닌가."

C- "김한길 의원이 지시했겠지 싶은데. 글쎄, 좀 민감한 문제다."

A- "내가 모시고 있는 의원도 더민주당을 탈당한 호남파인데. 글쎄 공천이 불투명한 의원들 몇몇이 지도부와 갈등하고 있다는 말이 있다. 반은 사실이고, 반은 찌라시라고 보면 된다. 아직 공식적으로는 공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물밑에서야 모르겠지만."

B, "교섭단체 안 되면 당 나갈 사람 있을 것"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 ⓒ 뉴시스

-비례대표에 대한 말도 많다.

A- "그것도 반은 사실이고, 반은 찌라시라고 보면 된다."

C- "아마 비례대표 순번을 둘러싼 갈등도 곧 수면 위로 불거질 거다. 국민의당 소속으로 자기 지역구에서 여론조사를 몇 번 돌려보고, 당선이 안 될 것 같으면 비례대표를 달라고 애걸복걸하는 사람이 있을 거다. 지금도 몇분 계신 걸로 안다."

B- "총체적인 위기다. 당이 공식적으로 출범하기도 전에 이렇게 분란거리가 많아선 안 된다. 이걸 해결하기 위해서는 창당대회가 끝나고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 체제가 공고하게 자리를 잡고, 이를 토대로 교섭단체 구성을 설전에 완료해야 된다. 그게 안 되면 당을 나갈 사람들이 있을 거다."

A- "교섭단체 문제가 굉장히 민감한 것이, 결국 선거는 사람과 돈이다. 그런데 국민의당은 쓸 만한 사람이 없고, 교섭단체가 안 되면 그나마 남아있던 사람도 떠난다. 돈도 덜 받게 된다. 그래서 다들 교섭단체 구성에 목을 매고 있는 것이다."

C- "아까 B가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 체제라고 했는데, 거기에 김한길 의원을 껴야 된다. 안철수-천정배-김한길 체제다. 언뜻 보면 로마 시대 3두정치를 같지만 내가 아까도 말했듯이 이미 국민의당이라는 수레는 한쪽으로 기운 상태다. 겉으론 '공화정'을 표방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제정(帝政)'이다."

A- "제정이라는 말은 좀 과하다. 앞으로 개선의 여지가 있을 거다."

B- "안 의원의 리더십이 문제가 있는 건 사실이다. 국민적 지지도 받고 있고, 호남에서의 파괴력도 상당하고, 중도개혁보수라는 정체성도 훌륭한데 거목다운 거목으로 크지 못하고 있는 건 결국 본인 문제다."

C- "국민의당 성패는 안철수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 대권만 바라보고 당을 꾸리다가는 국민들로부터 엄중한 심판을 받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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