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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스타벅스의 '검은 경제'에 놀아나고 있다

기사승인 2015.12.23  14:5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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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우리가 '멋'으로 먹는 커피, 결코 멋스럽지 않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인수기자)

대한민국은 ‘커피공화국’이라고 불리 정도로 세계 최대의 커피 소비국가다.

대한민국에서 커피 마시는 것이 일상이 된 것은 뉴요커가 크게 기인했다. 바쁜 일상에 집에서 아침 식사를 하지 못한 뉴욕 직장인들은 간단한 샌드위치에 테이크아웃 커피로 아침 한 끼를 때운다.

이런 모습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소위 '잘나가는 직장인'의 아침 표상으로 아름답게 다가온 것이다. 너도 나도 이를 따라하다 보니 이제는 어느 거리에서나 종이컵의 테이크아웃 커피를 한 손에 들고 다니는 모습을 보는 것 또한 일상이 돼 버렸다.

아니, 이제는 점심 식사 후 한 손에 커피를 들지 않고 다니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가 됐다.

마치 “나 잘나가는 직장인이야”라고 광고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면서 말이다. 하지만 커피에 대한 내막을 알면 조금은 부끄럽다.

커피의 진실은 많은 이들에게 알려져 익히 알고는 있겠지만, 커피사들의 상술에 우리가 놀아난다는 것은 쉽게 까먹곤 한다.

먼저 커피의 진실을 언급한다.

일례로 과테말라의 커피를 수확하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초등학생 정도의 어린이다. 이들에게 커피 수확은 생존이다. 학교에 다닐 여유도 없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하루 12시간 넘게 커피 열매를 따고 받는 돈이 우리 돈으로 350원 정도에 불과하다. 성인들의 일급도 3달러 수준이다.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한 잔 값도 안 된다.

커피는 과테말라에서 두 가지 얼굴로 그려진다. 현대화와 외국 자본의 예속이 그것이다.

우간다에서는 커피가 학살자금으로 쓰였다.

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을 잡은 '이디 아민'이 반대파 30만 명을 학살했는데, 그 자금이 커피 수출로 벌어들인 이익금에서 나왔다.

우간다는 로부스타 원두 생산국이다. 미국은 이디 아민의 만행을 비난하면서도 우간다 로부스타 원두의 3분의 1을 수입했다.

이를 우간다 망명자는 1978년 2월 미 의회 청문회에서 “당신들은 인간의 비극보다 은행 잔고에 더 관심이 많은 것 같다”고 비꼬았다.

이제 커피사들의 상술에 대해 논한다.

스타벅스는 지난 2004년부터 연말 ‘한정판 다이어리’를 판매하고 있다. 스타벅스 다이어리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고 스티커를 모아야 한다.

스티커를 모으려면 크리스마스 바닐라 티 라떼, 토피넛 라떼, 헤이즐넛 크런치 모카 등 크리스마스 시즌 음료 3잔을 포함해서 총 17잔의 음료를 마셔야 한다. 기간은 8주 한정이다.

결국 8주만에 6만 원 어치의 커피를 마셔야 하는 것이다. 스타벅스 다이어리는 2만7500원이다.

3만 원도 채 안되는 다이어리를 구입하기 위해 다이어리 값의 2배가 넘는 금액을 지불하고 커피를 마시는 셈이다.

그런데도 많은 이들이 상관하지 않고 다이어리를 구입하기 위해 스타벅스를 찾는다.

“어차피 마시는 커피, 커피도 마시고 다이어리도 받고…일석이조 아니냐.”

커피마니아들의 항변이다.

스타벅스에서 제일 싼 ‘오늘의 커피’는 3300원이고, 가장 저렴한 크리스마스 시즌 음료는 4800원이다.

과테말라 어린이가 하루 종일 커피수확을 하고 받는 돈이 350원 정도다.

스타벅스 다이어리를 구입하고자 하는 이들의 일부는 “스타벅스 다이어리는 고급스럽고 있어 보인다”는 말도 한다.

‘멋’을 위해 마시는 커피. 결코 멋스럽지 못하고 아름답지도 않다.

 

김인수 기자 sisaon@sisaon.co.kr

<저작권자 © 시사ON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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