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호의 시사보기>통일이 되면 북한 사람도 대통령이 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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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호의 시사보기>통일이 되면 북한 사람도 대통령이 될 수 있나요?
  • 강상호 시사평론가
  • 승인 2015.08.2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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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강상호 시사평론가)

북한은 우리에게 어떤 존재인가?  오준 유엔 경제사회 이사회 의장이 지난해 12월 유엔대사로서 북한 인권과 관련하여 ‘For South Koreans, people in North Korea are not just anybodies. Millions of South Koreans still have our family members and relatives living in the North'라고 말한 바 있다.  
 
북한 주민을 우리의 가족으로 다시 한 번 세계에 천명한 것이다.  이 연설은 당시 회의에 참석한 각국 대표들은 물론 우리사회에도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그 북한이 이희호 여사의 방북을 목전에 두고 8월 4일 휴전선 DMZ 우리 측 통문 출입구 양 쪽에 목합지뢰를 매설하여 국군 하사관 2명에게 중상을 입혔고, 다시 서부전선에서 대북 방송과 관련하여 포격 도발을 감행하였다.  이로 인해 8월 한 달은 긴장의 연속이었다.  다행히 남북이 무박 4일 고위급 끝장 회담 끝에 6 개 항에 합의함으로써 남북 무력충돌 상황은 위기를 넘겼다.
 
회담의 결과에 대해서 일부 부정적 시각이 존재하지만, 북한 김정은 체제의 특성을 고려하면 합의문에 사과를 명확히 기술하지 않았다하더라도, 전체 문맥으로 보면 북한의 사과를 받아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재발방지 규정과 관련해서는, ‘비정상적인 상태’를 합의문에 삽입함으로써 북한이 유사 형태의 도발을 다시 시도할 경우 우리가 강경 대응할 수 있는 명분을 갖게 되었다는 점에서 회담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황병서 총정치국장이 회담 후 평양에서 목합지뢰 설치를 부정하는 듯이 방송한 것을 두고, 일부에서는 고위급 회담을 통해 북한에게 이용만 당했다고 비난하면서 북한 측에 강력히 항의해야한다고 주장했지만 우리 정부가 크게 문제 삼지 않은 것은 남북관계의 새로운 전기를 도모하고자하는 성숙한 결정으로 보인다.
 
아무튼 위기상황을 전화위복으로 삼아 남북관계에서 대화가 재기되었다는 것은 다행한 일이며 이를 계기로 박근혜 대통령의 후반기 국정수행이 탄력받기를 기대한다.  
 
군사적인 면에서도 이 번 사태를 겪으면서 남북 간 많은 정보가 노출되고 분석됨으로써 그동안 국민들이 전쟁에 대해서 가져왔던 막연한 불안감이 많이 해소된 측면도 있다.  
 
기간 중 8월 16일부터 26일까지 10일 간 한미 ‘을지 프리덤 가디언 훈련’이 있었는데, 그 어느 때보다도 실전을 방불케하는 훈련 기회가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남북한 GDP가 35-40배의 차이를 보이는 상황에서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없이는 전쟁 수행이 어렵다는 일부 장성들의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국민들 사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고 노무현 대통령은 ‘전시작전권 전환’과 관련하여, 이를 반대하는 일부 장성들에게 ‘그 동안 뭐했는가? 부끄럽지 않느냐고’ 공개적으로 질책한 적도 있다.   
 
아무튼 이 번 사태를 통해서 우리 국군이 북한의 군대를 능히 제압할 수 있다는 공감이 확산되었고, 일부 언론인은 3일 내 북한 지도부를 초토화 시킬 수 있다는 칼럼까지 발표하였다.   그러나 문제는 전쟁의 승패가 아니라 전쟁의 억지라는 사실이다.  
 
설사 우리의 군사력이 북한의 군사력에 비해 우세하다고 하더라도 상대가 겁을 먹을 정도로 월등히 우세하지 않고서는 전쟁을 억지할 수 없기 때문에, 전쟁 억지라는 측면에서 ‘한미군사동맹’은 평화를 위한 동맹이며 중요한 동맹이다.   전쟁 억지라는 측면에서, 필요하다면 ‘전시작전권 전환’ 문제도 유연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남북 긴장 상태가 정점이던 지난 8월 22일 토요일 오후 ‘국가 인사 혁신처’ 이근면 처장 초청 강연 및 토론이 예정되어 패널로 참석하게 되어 있었다.  북한이 오후 5 시까지 대북방송을 중단하지 않으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한 터라 이 행사가 무산될 수도 있었다.  
 
다행히 오후 6 시부터 판문점에서 남북 고위급 회담이 시작된다는 보도로 상황이 대화무드로 전환되자, 이 행사는 예정대로 진행되었고 시민들도 일상의 주말을 보내게 되었다.   
 
그리고 협상이 종료된 8월 25일 나는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3 시간 특강을 했는데, 강의 중에 탈북민 중 한 사람이 ‘통일되면 북한사람이 차별받지 않나요?  그리고 통일되면 북한사람도 대통령이 될 수 있나요?’라고 물었다.   무력충돌에 대한 긴장이 완화되자 통일이후를 이야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혹자는 말한다.  남북 간 전쟁이 없이 통일은 불가능하다고.  
 
그러나 우리는 평화통일을 믿는다.  평화통일을 위해서 우리는 군사적으로 더 강해져야하고 정신적으로 전쟁을 두려워해서는 안 될 것이다.   군사력 증강과 한미군사동맹을 통한 전쟁 억지 그리고 전쟁 억지를 통한 평화 통일이 우리의 목표다.
 

강상호 한국정치발전연구소 대표

- 정치학 박사
-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
- 행정자치부 중앙 자문위원
- 경희 대학교 객원교수
- 고려 대학교 연구교수
- 한국정치발전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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